대한민국 농부

그것도 모르신다고요? 농업기술센터 직원의 애로

맛깔 2021. 10. 12. 15:13

그것도 모르신다고요?

상주시농업기술센터 직원의 업무

 

농업기술센터의 직원이 되려면 농업관련 학과를 전공해야 합니다. 어쩌다 전공자가 아닌 사람을 선발하는 경우도 있지만 거의 다 전공자를 선발합니다.

전공자라고 다 안다고요?

물론 아닙니다.

농업기술센터 직원 업무는 대개 농업지도 활동입니다. 농가와 논과 들을 방문하여 농업인들을 돕고 있습니다. 이럴 때 지도 업무를 한다고 하지만 초보 직원이 수 십 년 경력의 농업인보다 많이 알겠습니까? 집안 농사를 도우면서 자란 시골 출신이야 농업을 알긴 하지만 이론과 실습만 조금하였던 도시 출신들은 처음 농업 지도를 나갈 때 막막할 것입니다. 긴장해 나가서 속상해 돌아오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군대로 따지면 고참 하사관과 신입 소대장의 관계를 생각하면 될 것입니다.

그러나 신참 소위들도 소대원들을 삼년 정도 지휘하면 군 업무를 완벽하게는 몰라도 일을 풀고 매듭짓는 역할은 잘 알게 됩니다. 농업기술센터의 초보 직원도 한 삼년 농업지도 업무를 하다 보면 농사일은 농업인보다 잘 모를지 몰라도 농정 업무 처리 능력은 낫게 됩니다.

그렇게 되려면 삼년 정도는 열과 성을 다하여 일을 배우고 실행해야 합니다. 농작물 문제를 현장에 해결하지 못하면 샘플을 가져와 상사와 고참 직원에게 물어 본다거나 문제 토양을 퍼 와서 실험실에 분석을 맡겨 해결해 주어야 합니다.

농가에게 새로운 농가 시범 사업을 권장하고 이에 따른 예산을 신청하며 선진지 교육 등도 주선합니다. 농가에 새로운 농업 시범 사업을 완벽하게 뿌리내리도록 도와줘야 하는 것 입니다.

간혹, 농사 경험이 풍부한 농업인이 잘 아는 농사 지식을 모르는 척 하며 신입 직원에게 물어 보는 경우가 있습니다. 통과 의례죠. 잘 대답해야 하는데 쉬운 질문 같으면 물어보지도 않겠지요. 그러면 당장 이런 핀잔 섞인 말이 나오지요? “그것도 모릅니까?”

이런 담금질을 숱하게 거쳐야 비로써 제 역할을 하는 농업기술센터 직원이 되는 것입니다. 농업기술센터 직원이 쉽게 되는 것은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