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석같은 독후 감상문

정민 선생님이 들려주는 '한시 이야기' (슈니)

맛깔 2005. 3. 2. 14:25

정민 선생님이 들려주는 '한시 이야기'

 

슈니 / 중1 

 

나는 한자가 어렵고 외우기도 힘들어서 싫었다. 그래서 한자로 시를 지은 한시를 읽는다는 것은

꿈도 꾸지 못할 일이었다. 그러나 이번에 정민 선생님이 자기 아들, 딸에게 한시를 쉽게 풀어서

설명한 정민 선생님이 들려주는 한시 이야기를 보고 나서 한시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어 좀 더 가까워 질 수 있었다.

 

 

 

한시라는 것은 말 그대로 한자로 시를 쓴 것이다. 이 책을 읽고 한시에는 여러 가지 특징들이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먼저 좋은 시는 군더더기가 없다는 것이다. 말을 아낄수록 좋은 글, 좋은 시가 된다는 뜻이다.

정민 선생님이 대학 시절, 선생님이 한시를 지어오라는 숙제로 리포터를 작성했는데, 계속 다시 줄여 오라는

선생님의 말씀에 줄이다 보니, 말을 아낄수록 좋은 시가 된다는 말뜻을 깨달으셨다고 한다.

 

(1). ... 인적없는 이 깊은 산에 나뭇잎이 왕창 떨어지는구만. 비는 또 왜 이렇게 부슬부슬 내리고

그러나.(2). 텅 빈 산에 나뭇잎은 떨어지고 비는 부슬부슬 내리는데(3). 빈 산 잎 지고 비는 부슬부슬

이처럼 세 번에 걸쳐서 고친 시가 처음 시보다 훨씬 멋져 보이고 그 풍경이 선명해 보였다.

 

시는 그 사람과 같다고 한다. 시인 자신이 사물을 보고 느낀 것을 시로 옮기는 것이므로 시에는 그 사람의

 품성이나 생각이 그대로 드러나게 된다. 고려 때 정습명과 최해라는 두 시인은 패랭이꽃시골집의

눈 오는 밤이라는 한시를 지었는데 이 두 시는 자신들이 처한 상황과 그들의 품성을 잘 나타내고 있다.

 

정습명은 자신을 작지만 예쁘고 은은한 향기를 풍기는 패랭이 꽃에다 비유했고, 최해는 자신을 가난하고

 궁핍한 스님에다 비유했다. 정습명은 남들이 알아주지 않아도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며 꿋꿋하게

살겠다고 했고, 최해는 외로운 귀향살이가 괴로워 누군가 와서 자기를 불러주기를 바라는 마음을 가지고 있었다.

 

또 한시가 가진 특징은 독자들에게 생각할 수 있는 여백을 주기 위해서 시인이 다 말하지 않는다는 것과

상징적인 표현을 써서 그 의미를 찾게 한다는 것이다.

 

제일 기억에 남았던 시가 있다. 이달이 지은 무덤에 제사지내는 노래라는 한시이다. 처음에 읽었을 땐

 별 감정도 없이 읽었는데 정말 의문을 가지고 곰곰이 생각해 보니 많은 것을 읽을 수 있었다. 할아버지와

손주의 성묘에서 할아버지의 아들이자 손주의 아버지가 돌아가신 걸 알았고,

술 취해 돌아가는 할아버지의 모습에서 아들에 대한 그리움도 보였다.

 

밭두둑에 무덤이 있다는 것은 전쟁이나 돌림병으로 많은 사람이 죽었다는 것이다.

이 시는 조선시대 임진왜란이 남기고 간 전쟁의 상처들을 잘 나타내고 있고 전쟁으로 아들을

잃은 할아버지의 아들에 대한 그리움을 잘 표현해 주고 있다.

 

또 하나 인상 깊었던 시는 고려 시대 때 강일용이란 시인이 지은 시이다. 강일용은 백로를 유난히

사랑해서 시를 짓다, 한 구절을 짓고 훗날 이 구절을 이어 시를 완성할 사람이 있을 것이라며

기뻐 소리쳤다고 한다. 그래서 내가 강일용이 남긴 푸른 산허리를 날며 가르네라는

구절을 이어 시 한 수를 지어 보았다.

 

飛割碧山腰 (푸른 산허리를 날며 가르네)

(강물이 갈라지며 하얀 백로를 따라가네).

 

이제 한문을 좀 더 쉽게 가까이 할 수 있을 것 같다. 이 책을 통해서 많은 한자들을 알게 되었고,

시에 대해서도 많은 지식을 얻게 되었다. 참 유익한 책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