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와의 처마선이 살아있는 수라간(1) 기와집에서 먹는 시의전서 음식이 맛을 더해 시의전서는 궁중음식과 양반가의 음식 400여 가지를 모아 놓은 요리서이다. 근사하지 아니한가? 궁중음식과 양반가의 음식이라? 이런 음식을 노천이나 개울가 또는 산에서 먹는다면 갓 쓰고 베잠방이 입는 꼴과 다르지 않을 것이다. 음식은 나름대로 격식을 차려 먹어야 되는 것이니 상주 수라간에서 시의전서 음식을 먹으면 음식과 장소가 격이 맞는다. 임금 진지를 짓던 주방, 곧 어주를 수라간이라 하니 상주 수라간은 아주 오래 전부터 시의전서 음식을 예비하는 가 보다. 수라간 입구에 조그만 화단이 있는데 꽃 보고 나무 보는 게 낙인 사람들에게는 그 더욱 반가운 일이지만 취미가 없는 사람이라도 꽃나무를 본다면 어느 새 마음 한 자락에 여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