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난 것 맛난 집

수라간(1)

맛깔 2020. 11. 5. 09:10

기와의 처마선이 살아있는 수라간(1)

기와집에서 먹는 시의전서 음식이 맛을 더해

 

시의전서는 궁중음식과 양반가의 음식 400여 가지를 모아 놓은 요리서이다. 근사하지 아니한가? 궁중음식과 양반가의 음식이라? 이런 음식을 노천이나 개울가 또는 산에서 먹는다면 갓 쓰고 베잠방이 입는 꼴과 다르지 않을 것이다. 음식은 나름대로 격식을 차려 먹어야 되는 것이니 상주 수라간에서 시의전서 음식을 먹으면 음식과 장소가 격이 맞는다. 임금 진지를 짓던 주방, 곧 어주를 수라간이라 하니 상주 수라간은 아주 오래 전부터 시의전서 음식을 예비하는 가 보다.

수라간 입구에 조그만 화단이 있는데 꽃 보고 나무 보는 게 낙인 사람들에게는 그 더욱 반가운 일이지만 취미가 없는 사람이라도 꽃나무를 본다면 어느 새 마음 한 자락에 여유가 들어가겠지. 수라간은 오래 된 기와집이어서 대들보와 서까래 보는 재미 또한 상당하다. 마루도 반들반들하니 기와집에서 함부로 뛸 일은 아니다. 한옥 보는 재미를 아시는지? 몰라도 자세히 보면 정감을 느낄 것이고 알면 알수록 더 정이 가는 게 한옥이다. 수라간 실내를 보는 정취 또한 어느 대가의 작품에서 느끼는 것 못지않다.

벗들이 모였다. 시의전서 비빔밥 한 가지로 여섯 사람이 맛을 평하게 되었다. 감히 선조의 지혜가 담긴 음식을 평하겠는가? 그냥 음식 먹고 음식 이야기 하고 살아가는 이야기 하는 거지.

비빔밥이 비빔밥이지 무엇이 달라?”

그 참 무식한 소리 마소. 숙주, 도라지, 고사리, 지단, 나물, 묵에 모르는 나물 두어 가지가 더 들어갔으니 맛이 남다르지 않소?”

맛이 역시 달라. 게다가 유기그릇에 담았으니 품격이 있네. 이왕이면 다홍치마라고 보기 좋으니 맛도 좋겠지?”

요즘 같은 코로나 시대에는 따로 밥상이 좋은데 개별 밥상으로 나오니 위생에도 좋지.”

간장은 무엇이고 고추장은 또 왜 따로 일까?”

취향에 따라 먹는 게지. 전을 간장에 찍어도 되고 고추장을 살짝 발라 먹어도 되고 밥을 비빌 때 간장을 넣는 사람도 있고 고추장을 뿌리는 사람도 있고. 세상만사 자기 뜻대로 살듯이 음식도 그렇게 먹는 거지.”

가만있자. 미역국, 나물 6가지에 달걀지단, 창포 묵, 다진 고기. 도대체 몇 가지가 들어간 거야?”

어여 드시게. 식기 전에.”

세상 좋아졌다. 기와집에서 시의전서 음식인 비빔밥을 놋그릇에 담아 벗들과 함께 담소를 나누며 먹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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