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난 것 맛난 집

상산관(2)

맛깔 2020. 11. 5. 09:02

상주 관아의 옛 이름, 상산관과 시의전서 (2)

 

현재 상주시 만산동에 자리 잡은 경상북도유형문화재인 상산관은 조선 후기의 관아 건물로 임금을 상징하는 궐패(闕牌)를 모시고 매월 초하룻날과 보름날에 대궐을 향하여 의식을 행하였고 객사는 사신들의 숙소로 사용하였다. 시의전서 복원 음식점 상산관은 고객을 왕과 사신처럼 귀하게 대하리라는 마음가짐에서 옛 상호를 버리고 상산관으로 변경하였다.

 

같은 값에 다홍치마라고 벗을 만날 때는 흔한 이름의 보통 음식점 말고 격이 있어 보이는 식당으로 모시면 즐거움이 배가 되지 않을까? 개똥이 보다는 금동이가 못난이보다는 금지옥엽으로 이름을 짓는 까닭이다.

평소 오가며 가게에 들르면 커피를 내주고 무더위에는 시원한 음료수를 대접하는 지인에게 언젠가는 한 번 제대로 된 음식을 맛보여 드려야겠다는 마음을 가지고 있었다. 마침 시의전서 복원 음식점을 대대적으로 알리는 행사가 있었다. ‘잘됐다. 상주 문화재 급 음식을 소개해주자.’ 날을 잡아 이름도 고풍스러운 상산관에 비빔밥과 육전을 예약하였다.

 

당초 지인 딸은 오지 않으려고 했는데 아버지 설득으로 왔다.

왜 오지 않으려고 했니?” 나의 궁금점

비빔밥은 고기처럼 씹는 맛이 없어서요.” 지인 딸의 대답

요즘 젊은이들은 고기를 좋아해서 기회만 되면 고기를 먹으려고 합니다. 너무 육식 편향이 심해요.”지인의 대답

육전을 한 점 먹던 지인 딸

육전이라고요? 맛이 괜찮아요.”

안주거리가 좋으니 막걸리 한 잔 합시다.”

양반 안주에 서민의 술. 의외로 어울리는 맛입니다.”

막걸리 안주로는 비빔밥 나물도 좋습니다.”

무엇인들 어울리지 않겠습니까? 사람이 좋고 분위기가 좋은데.”

맞아요. 술은 알코올 성분으로가 아니라 기분으로 마시는 것이죠.”

천하 명주도 원수와 함께 하면 독이고 / 물 한 잔도 붕우와 나누면 천하 명주니

시의전서 육전과 비빔밥에 마음 벗이 있으니 / 이 위에 어떤 호사를 바랄까?

 

뜻 맞는 지인과 맛있는 음식으로 저녁을 보냈다.

사람 사는 게 별 것 있냐?’고 하는 사람에게 권한다.

김춘수 시인이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고 /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꽃이 된 것이라고 말했듯이 삶을 특별한 것으로 만들려면 엄청난 그 무엇이 필요하지 않다.

단지 벗도 좋고 가족도 좋으니 이들과 함께 상산관에서 시의전서 비빔밥과 육전을 드셔보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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