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난 것 맛난 집

삼백한우뜰(2)

맛깔 2020. 11. 5. 09:01

삼백의 고장에서 삼백한우뜰과 시의전서 (2)

 

맛과 친절이 어우러진 식당

 

수도권 사람들이 상주 식당에서 놀라는 것이 있다. 서울에 비해 불친절한데다 그릇을 던지듯이 놓는다고 하는 것이다. 25여 년 전, 서울에서 상주로 이사 왔을 때 깜짝 놀랐던 기억이 희미해져 이제는 그러려니 한다. 로마에서는 로마법을 따라서 그런가?

상주라고 친절하고 서비스 만점의 식당이 왜 없겠는가? 이들 식당 주인들은 식당 지인에게 친절하라고 말해 주지만 상주 불친절은 잘 고쳐지지 않는다고 한다. 그래서 수도권 지인들을 데리고 식당에 가면 가슴이 조마조마할 때가 있다. 그렇지만 조금 불편해 보이던 불친절도 단골이 되면 그렇게 편하게 대해 줄 수가 없다. “시골에서는 정으로 산다는 것이라면서.

삼백한우뜰에서는 이런 걱정이 기우다. 사장이 수도권 일류 식당 못지 않은 친절과 깔끔한 접대가 있어서이다. 절제됐지만 자연스러움. 욕쟁이 할머니 식당의 불친절이 불편한 사람들은 삼백한우뜰에 친절한 호사를 누려야 한다.

 

며칠 전 지인과 식사 약속을 삼백한우뜰에서 잡았는데 알고 보니 그의 생일이다. 생일이라면 조금 색다른 대접을 받아야 하지 않겠는가? 맛집으로 알려진 것은 이미 알고 있었지만 오랜만에 방문한 삼백한우뜰이어서 긴장되었다.

메밀묵 육전, 육전 두 개에 육수 넣은 메밀묵, 곶감 장아찌, 으깬 감자, 겉절이가 개인상에 담겨 나왔다. 깔끔하다. 육수를 담은 유기 주전자. 일행은 미소를 지으며 식사를 시작한다. 귀한 유기 그릇에 담긴 음식이어서 환대 받는 느낌이라고 만족한다. 웃음과 환담

 

이제 식문화도 바뀌어야 한다. ‘침묵은 금이라며 밥 먹을 때는 침묵을 강요하던 시대는 가고 배만 채우던 배곯던 시절도 지났으니 즐겁게 얘기하며 먹자. 덕담하고 칭찬하고 웃고 즐겁게 먹자. 음식 쓰레기를 버리러 나온 고무신 신은 이웃집 아저씨를 칭찬하고 가족을 위해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묵묵히 일하는 앞 집 아저씨를 칭찬하고 가족을 위해 헌신적으로 가사와 직장 일을 병행하는 아파트 단지의 아주머니를 칭찬하자. 칭찬하고 칭찬하자.

 

지인은 몸이 불편하지만 생각은 하나도 불편하지 않아 매우 긍정적인 사람이다. 긍정은 긍정을 낳고 희망을 불러일으키니 그와 함께 하는 시간이 즐겁다. 어느 듯 한 시간이 훌쩍 지나갔다. 따로 마련 된 방에서 삭사와 담소를 즐기니 얼마나 즐겁던지.

메밀묵 육전 맛?

당연히 맛있었다. 천하 진미도 원수와 함께 하면 독초를 씹는 느낌일 것이고 보리밥에 된장도 사랑하는 사람과 먹으면 천하 진미일테지. 하물며 시의전서 메밀묵 육전인데 그 맛이 어떻겠는가? 선한 사람, 맛있는 밥, 즐거운 분위기, 친절한 서비스

 

귀한 사람이 오거나 사람을 귀하게 여기려면 삼백한우뜰로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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