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지 모르겠지만 과학적 마인드를 지닌 재벌회장이 김치를 몸소 담그고 이를 기록으로 남겨 가족들에게 그대로 따라하게 했다는 얘기를 선친으로부터 들은 적이 있다. 그때만 해도 재벌에 대한 개념이 없었는데 단지 손가락 하나 까닥하지 않던 가부장만 보던 가족들에게는 충격이었다. 아마 제가 그랬지 싶다. “와 나이 든 아저씨도 직접 김장을 하다니 대단합니다.” “가족들이 얼마나 피곤하겠나? 음식마저 간섭한다면 자유가 있겠나?” 아마 나는 선친 몰래 입을 삐죽거렸을 성 싶다. ‘다른 집 아저씨는 집안일을 잘도 하는데...“ 축첩이 용인되던 조선시대에도 나름대로 가정 질서가 지켜지던 이유는 곳간 일은 부녀자 몫으로 바깥양반이 안 살림에 대해 간섭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서울사람 심환진이 문경군수, 성주군수를 거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