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택

조선왕가호텔 (3)

맛깔 2012. 7. 23. 13:40

이당 선생은 조선왕가에 머무르며 아침이면 뜨는 해를 마주하고 저녁에는 노을을 배웅하며

자은산의 지세와 조선왕가 주변의 경관과 기운을 살피며 오랫동안 심안 뜨기를 기다려

마침내 붓을 들어 솟을 대문 편액은 ‘홍화문’ 전각문 대문 편액은 ‘자화문’ 으로 일필휘지 하였다.

 

또 문과 건물에 걸 맞는 염근당, 자은정의 글씨를 건물 형상과 기운에 맞게 각 다른 필체로 썼으니

이 모두 훗날의 역사책에 명필로 자리매김 하기를 기다린다.

 

조선왕가 염근당 건물은 5백년 이상 된 춘양목을 대들보로 올렸고 벽체는 왕실의 비전양명술에

따라 황토벽돌을 쌓고 전통한지로 마감했다. 방바닥은 온수난방에 천연 황토로 마감하고

한지장판을 발라 이곳에서 자고난 사람들은 몸과 마음이 개운하다고 한다.

 

조선왕가는 염근당, 사반정, 전각문, 자은정 네 채의 건물에 모두 18개의 방이 있다.

조선왕가 어딘들 경치 좋지 않은 곳이 있으랴만 건물에 따라 느낌이 달라진다.

염근당 대청마루 들창을 올리고 마당으로 떨어지는 낙숫물 소리와 십장생 자수 벽화를

오른 벗 삼아 후원과 자은정을 쳐다보면 자연과 명장의 작품이 어우러진 별궁 세계다.

 

별채 자은정의 일필휘지 편액아래 정자에서 염근당 본채를 내려 보면 다투며 사는

세상사가 덧없어 보이니 자은정 또한 명당의 터에 자리 잡았다. 박정희 대통령이 때때로

들러 휴식을 취했다고 하는데 공과를 떠나 역사적 인물이 거처했다는 것을 상기할 따름이다.

그러나 조선왕가 건물의 정수는 건물 자체에 있지 않다고 한다.

 

비 물질인 정신세계가 건축으로 구현됐기 때문에 남 회장은 조선왕가 염근당이 건강에

이롭기를 바랐다. 건축에 앞서 사람이 중요하다는 인본주의 정신의 발로다.

기가 막힌 집이 되지 않도록 나무와 창호를 사용한 것이 첫째니 유리로 막힌 구석이 없다.

또한 왕실의 전통 비법을 복원해 왕비와 비빈이 이용했던 천연 생약의 훈욕을 할 수 있도록 했고

신선한 채소와 조선왕가 후원에서 유기농으로 재배한 약용 가치가 높은 천연 식물을 잘 배합한

건강식품을 제공한다.

 

휴식을 원하는 사람들은 조선왕가 호텔에서 푹 쉬면 기운을 차릴 것이지만 피 끓는 청춘들에게는

연천승마공원, 골프장, 한탄강 래프팅, 산복온천과 허브아일랜드 등이 있으니 볼거리와 놀거리와 휴식처가

절묘하게 맞아 떨어진 지형에 조선왕가 호텔이 자리 잡았으니 이것이 명당이 아니고 무엇이란 말인가?

 

명품은 저절로 알려 지는 법. 경기도 연천에 날아갈 듯 한 한옥이 있다는 소문이 알음알음 번져

드라마 ‘영광의 재인’ ‘노란 복수초’ 도 촬영했고 지금도 모 드라마가 촬영을 준비하고 있다.

2012년 5월에는 염근당 안 마당에서 음악회를 열었는데 450여 명의 사람들이

명창 소리에 절묘하게 화답하는 기와와 들보와 대청마루의 울림에서 한옥은 공연장이 된다는

사실을 새삼 알게 되었다.

 

사진작가, 탤런트, 영화배우, 사계의 권위자 들이 많이 왔다 갔지만 외국 기업의 CEO와

미국 미술작가 윈저 조이너스도 조선왕가 호텔의 아름다움에 빠져들었던 사람들이다.

 

뉴질랜드 개발회사의 CEO 콜론 스티븐슨과 독일 오스람 CEO는 책에서 봤다며 공항에서

조선왕가 호텔로 바로 와 사흘을 묵고 갔다. 두 사람은 한옥의 긴 역사에 놀랐고 동일한

건축 양식이 이어져 온다는 사실에도 감탄했다. 외국의 경우에는 국토가 침탈당하면 건축 양식이

바뀐다고 하니 다양한 건축물이 좋은 상징만은 아닌 것이다. 들창과 연등천장의 아름다움과

편리성에 연탄 감탄사를 연발하면서 숱한 나라를 다녀봤지만 연등천장은 처음 본다며

한민족의 슬기로움을 부러워했다.

 

선조들은 명당에 주인이 있듯이 음양택의 주인도 따로 있다고 생각했다. 하여 덕을 베풀지 못했거나

선한 뜻을 가지지 않으면 원하는 명당과 좋은 터를 얻을 수 없기에 선을 행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

조금 의외지만 남 회장은 풍수를 믿은 기독교인이다. 이때까지 영육과 물질로 축복받으며

살아 와 고마움을 다른 사람들에게 되돌려 주기 위해 여러 가지 계획을 하고 있는데 그 중 하나가

아프리카 사람들에게 샘을 파주는 것이다.

 

지금도 알게 모르게 조금씩 베푸는 것이 있지만 하나님의 은혜에만 감사할 일이니

알려고 하지 말란다. 선한 마음과 좋은 집은 오래 갈 것이다.

현명한 선조들로부터 금과옥조처럼 내려오는 ‘적선지가에 필유유경’이라는 말이 있어서이다.

 

 

 

 

 

 

 

 

 

 

 

 

 

 

 

 

 

'고택' 카테고리의 다른 글

조선왕가호텔 (1)  (0) 2012.07.23
조선왕가호텔 (2)  (0) 2012.07.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