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보물섬, 남해 여행 (2)

맛깔 2011. 7. 19. 07:29

 

남해 최고의 절경이 금산이라고 하네. 석양의 황금빛에 물든 저 기암괴석들을 쳐다보시게.

어때 웅장하지. 절로 고개가 숙여지지 않나. 기암괴석의 38가지 경치가 금강산을 닮았다 하여

남해 금강 또는 소금강이라고 불린다네. 금산 정상에 있는 보리암에서 바라보는 일출은 바다에서

해가 바로 솟구쳐 오르기 때문에 신심도 솟구치는 기쁨에 우리나라 3대 기도처의 하나라도 하여

기도객들이 많이 몰려드는 곳이지. 보리암은 남해 바다를 지키는 관음도량이라고들 해.

 

금산의 전설도 아시겠지. 태조 이성계가 새로운 왕조를 창건하려고 여러 산에서 기도하였으나 산신들이

들어 주지 않았다고 하네. 그러다 금산, - 아니 그 전에는 보광산이라 불렸어-에서 산신에게 기도를 하고

그 응답을 들었다고 하지. 그래서 태조가 보답의 뜻으로 산을 비단으로 감싸려다가 변하는 물질보다

변하는 않는 영원한 것인 비단 을 붙였다고 하네.

그래서 보광산이 금산으로 바뀐 것일세.

 

 

나는 이렇게 생각하네. 원래 금산은 신라고승 원효대사가 창건한 보광사 때문에 보광산으로 불렸지.

아시다시피 신라와 고려도 불교국가 아니겠나. 그런데 이성계는 역성혁명에 성공하자 고려의 정신적 지주였던

불교를 유학으로 바꿀 필요를 느꼈어. 이 과정에서 불교 색채가 강한 보광산을 금산으로 바꾸지 않았을까?

이름으로 운명을 바꿀 수 있다고 믿는 사람들이 아직도 꽤 있어 성명학이 번성하고 있다고 들었네.

 

죽방렴

죽방렴은 후세 사람들이 더 잘 아는 것 같네. 아까 보니까 조혜연 문화해설사가 설명할 때

꼼꼼하게 기록하던데 한 번 얘기 해보시게

저는 건성으로 들었습니다. 이럴 줄 알았으면 더 잘 들었을 텐데요.

아니 어려워말게. 자네 글 쓰는 사람이지 않는가?”

한문학의 대가이시자 한글 소설도 쓰신 분 앞에서 글을 쓴다는 얘기를 할 수 있겠습니까?

아니 할 수 있을 것 같아. 지나친 겸손도 예가 아니네.”

 

 

그러면 아둔하지만 제가 아는 것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아프리카나 아마존의 생태환경은 아주 건강했습니다. 가장 중요한 이유는 대량 포획이

없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쌓아 놓고 먹지 않고 한 두끼 먹을 정도의 먹이만 잡거나 채집했었죠.

먹이 사슬의 정점에 있는 사자나 원주민들은 그저 한두 마리 잡는 것에 그쳤습니다.

반면 오늘 날은 대량 포획으로 생태계가 파괴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먹이 사슬의 하위

개체가 사라지면 위의 개체도 사라지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계속 하시게. 참 재미있는 이야기야

슬기로운 우리 조상님들도 그랬습니다. 참나무 300여개를 바다에 박고 사이사이에 대나무를 둘러싼

죽방렴은 자연친화적인 멸치잡이시설입니다. 물살을 거슬러 올라가는 곳에 죽방렴을 설치해 놓으면

물고기가 거슬러 가다가 힘이 다한 물고기, 주로 멸치가 죽방렴에 걸려 드는데 사람들이 뜰 때까지

멸치는 죽방렴에 걸린 줄도 모릅니다. 죽방렴의 크기도 별로 크지 않으니 많이 잡을 수도 없습니다.

치가 스트레스를 안 받고 잡히니 태가 고울 수밖에요. 남획하지 않아 멸치 개체수를 유지할 수 있고

싱싱한 상태로 잡아 가격을 높이 받을 수 있으니 생태계에 좋고 어부에게 이익 되니 일거양득입니다.

 

흠 생각을 아주 잘 했네. 돌을 쌓아 물고기를 잡는 독살도 자연친화적인 방법이지.

조상님들의 지혜가 남달랐다고 말할 수 있지. 참 이렇게 잡은 멸치는 임금에게 진상했다고 하네.

자 그럼 다음 장소로 가 보세

 

바래길

 

자네 사는 곳이 어딘가?”

경북 상주입니다.

, 시골이구만. 옛날에는 저녁 찬거리가 없으면 할머니와 어머니들이 어떻게 했는지 아는가?”

요즘은 맞벌이 부부가 많아 그렇지 않지만 제가 어렸을 때만 해도 바구니를 들고 텃밭에 나가

고추 따고 상추 따 쌈을 싸먹기고 하고 된장을 끓이기도 했습니다.

그렇지 사람 사는 것, 다른 것이 있겠는가? 남해 어머니들은 내 바래갔다 올게’”라고 했지."

바래갔다니요?

 

소쿠리와 호미를 들고 갯벌이나 갯바위로 나가 해산물을 채취하는 것을 말하지.

그 길이 아주 길고도 세밀하지. 왜냐하면 생명의 길이었으니까? 옛날의 생명길은 이제 문화생태탐방로

다랭이지겟길, 말발굽길, 고사리밭길, 진지리(잘피)길 등의 4개 코스가 개발돼 있고 앞으로도 계속 개발할 걸세.

전국의 유명 4대 길 중 하나로 선정돼 많은 관광객들이 찾아오고 있어.

저기 해변을 따라 걷고 있는 아름다운 청춘남녀를 보게. 사랑이 저절로 샘솟을 것 같지 않은가?”

저도 저렇게 아름다운 젊은 시절이 있었습니다. 그때가 그립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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