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압정과 시의전서(1) 경주 안압지는 기러기와 오리가 모이는 못이라는 한자어다. 신라시대에는 달이 가득한 못이라는 뜻의 낭만적인 이름, 월지라고 불렸다. 흥하던 신라 왕조가 기울고 고려가 들어선 뒤 조선시대로 넘어가면서 옛 왕조의 영화는 한 줌 흙이 됐다. 쇠망한 월지에는 기러기와 오리가 모여 들어 월지는 안압지로 그 이름을 넘겨주었다. 흥하고 망하는 것이 하늘의 뜻이라면 생주이멸 또한 자연의 법칙이니 안압지로 변했음을 너무 슬퍼하지 말자. 신라 월지에는 달을 뜨러 온 사람들이 가득하였다면 조선 안압지에는 날아 든 기러기와 오리를 보러 온 사람들이 문전성시를 이루었으니 흥망에 너무 매이지 말자. 갈매기와 벗하는 정자라는 압구정 동네가 현재 압구정동이다. 안압정이라면 기러기와 오리가 모여드는 정자라고 하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