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탐구

장애인 사이클 국가대표 진용식 선수와 진용철 코치의 아름다운 형제애

맛깔 2012. 6. 19. 08:00

대한장애인체육회 월간 KOSAD 

 

 

‘형만한 아우’가 없을까? 아니면 ‘형보다 나은 동생’일까?

 

장애인 사이클 국가대표 진용식 선수와 진용철 코치를 만나보면 이런 생각이 들리라.

형은 동생을 위해 사이클을 배워 지극정성으로 아우를 보살피고 동생은 형 말을 따라 노력해

세계 선수권 메달을 숱하게 땄으니 누가 앞섰다고 할 수 있을까?

 

뇌성마비 장애를 지닌 진용식 장애인 사이클 국가대표 선수는 초등학교 때부터 자전거를 탔다.

형은 나중에 사이클을 타게 됐는데 여기에 사연이 있다.

 

- 진용식 선수는 언제부터 사이클을 탔는가요?

“초등학교 때 타던 자전거 실력으로 사이클 명문인 부천북중학교에 진학 해 사이클 팀에 들어갔습니다.

동생 홀로 장애인이었는데도 다른 선수들과 잘 어울렸습니다. 의지가 굳고 밝은 성격이어서 그랬을 겁니다.”

- 진 코치가 사이클을 타게 된 동기가 있다면서요?

“초등학교 때 씨름을 시작해 중학교 때 유도를 했는데 심한 부상을 당해 회복을 기다리는 동안 동생 권유로

사이클을 타게 됐습니다. 동생과 함께 사이클을 타면 좋을 듯 했지요.”

 

- 고등학교에서도 선수 생활을 했습니까?

“동생은 일반고에 진학하고 자동차정비기술을 배워 졸업 후 정비사 일을 좀 했습니다.

저는 부천고등학교 사이클부에서 선수생활을 했는데 현 경륜선수인 전대홍과 현 조호성선수가

국가대표 선배입니다.”

- 그런데 선수 생활을 오래 할 것 같은 형은 지도자 생활을 하고 선수 생활을 중단했던 동생은

선수 생활을 계속하고 있군요.

“저는 창원대에서 사이클을 계속 했었는데 대학 2학년 때 심한 부상을 입어 선수 생활을 접고

2000년 말부터 지도자의 길로 들어섰습니다.”

 

- 진 선수는 잘 웃고 밝은 성격이어서 적응도 잘 하는 편이지요?

“몸이 불편하지 마음은 전혀 불편하지 않습니다. 일반인보다 오히려 의지력도 더 굳셉니다.

도전정신이 충만하고 긍정적 마음이어서 매사에 의욕이 넘치고 항상 웃는 얼굴이어서

주위 사람들에게 인기가 많습니다.

동생이라서 그런 것이 아니고 정말로 바람직한 인간상입니다.

- 그래도 인간적인 면도 있을 것 아닙니까?

“피와 살이 있는데 당연하죠. 강도 높은 웨이트 트레이닝으로 최고의 근력을 만들었는데

이것 만만찮은 일 아닙니다.

고개 마루에서 치고 올라가는 연습을 할 때는 숨이 턱턱 막힙니다. 때로 흘리는 눈물이 아름다울 때가 있습니다.

진용식 선수가 흘리는 눈물은 좌절이 아니라 극복하기 위한 의지의 눈물이라 그렇게 보입니다.”

  

훈련의 고통과 연습량에 대해서는 더 이상 언급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 2000년 시드니 장애인 올림픽 금,

동메달, 베이징장애인올림픽(2008년)과 독일 세계선수권대회(2002년) 2위 그리고 각종 세계 대회와

국내 대회에서 딴 메달에 진 선수의 골수와 진 코치의 피가 뭉쳐 있다고 보면 되니까.

  

- 시드니 올림픽 때의 감동을 기억하는 팬들이 있습디다.

“저도 동생의 진면목을 다시 봤습니다. 20키로 경기 도중 낙차(자전거에서 떨어짐) 했습니다.

그런 경우 보통 선수들은 경기를 포기합니다. 사이클이 워낙 빠르다 보니 순식간에 거리가 벌어져

정신적으로 위축되기 때문이죠. 진 선수는 사이클을 일으켜 세워 타고 3위를 했습니다.

사이클 경기를 아는 사람들이 선수에 대한 존경심이 저절로 우러나오는 장면입니다.

 또 시드니 올림픽이 올림픽 경기 처녀 출전이었는데 5키로미터에서 금메달을 딴 거죠. 그

때까지 한동안 우리나라에서는 장애인과 비장애인을 가리지 않고 사이클 부문에서 금메달이 없었습니다.

 

- 진 선수의 선수 생활에 위기가 있었을 때도 있었다면서요?

“2007년 연습 중 낙차로 인해 무릎 부상이 아주 컸죠. 그때 부상에서 회복되지 않을까 좌절하는

모습을 보고 참 애처로웠습니다.

- 회복했네요?

“끊임없이 노력하니까요.

- 동생과는 언제부터 함께 훈련을 했습니까?

“제가 2011년 9월부터 장애인 국가대표코치를 맡고부터입니다.”

- 동생과 훈련하면 불편한 점도 많을 것 같습니다.

“동생이 자기감정 조절을 잘하기 때문에 거의 없는 편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 오히려 동생이 저를 안스러워 하는 편입니다.

  

장애인 사이클의 경우 장애 등급과 부위에 따라 급수를 나누는데 진 선수는 장애 등급이

중간 등급에서 조금심한 편이라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훈련에 비지땀을 흘리며

간혹 미소를 짓는 모습이 보기 좋다.

 

형은 미혼인 동생의 멋진 사진을 위해 치즈 대신에 ‘참치’를 말하라고 계속 얘기했다.

안 그래도 잘 웃는 진 선수의 웃음이 멋있고 형제애가 좋다. 진 코치와 진 선수의 모습을 담기 위해

셔터를 누르는 동안 형과 동생이 나락을 더 갖다 주기 위해 밤새도록 서로 몰래 나락을 날랐다는

초등학교 교과서의 한 페이지가 떠올랐다. 8월 런던올림픽을 위해 땀 흘리는 두 사람의 우애가 참 부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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