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옛 비단길에서 신라의 혼을 만나다. (6-2)

맛깔 2013. 5. 28. 09:01

2013년 3월 21일 신라인이 오갔던 실크로드 길을 탐험할 ‘대한민국경상북도 실크로드 탐험대 78명이

길을 떠나기에 앞서 경주 엑스포 공원에서 탐험대 출정식과 ‘이스탄불 경주세계문화엑스포 2013’

성공기원 행사가 열렸다.

 

  

행사 장면 하나하나가 사람들의 눈길을 끌기에 충분했다. 흡사 과거로 돌아가 조선시대 화공들이 그린

그림속의 행사를 보는 듯했다. 먼 길을 떠나는 사람들을 춤과 말씀으로 격려하는 것은 옛날과 오늘이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이 행사에는 김관용 경상북도 지사를 비롯해, 무스타파 나지 사르바쉬 주한 터키 대사 , 최양식 경주시장,

이브라함 카파크르카야 이스탄불시 사무부총장, 김주영 소설가, 정수일 한국문명교유연구소장 등이 참석했다.

 

 

이들의 격려를 듣고 국수호 디딤무용단, 모티브 민속공연협회와 터키 이깐딴띠 레깐딴띠의 노래와

춤 공연을 끝으로 실크로드 원정대는 장도에 나섰다. 원정대는 신라인의 눈으로 사물을 볼 것이고

옛 실크로드 상단을 몸으로 느낄 것이며 신라인의 정체성을 실크로드를 통해 찾겠다고 다짐한다.

 

 

실크로드 원정대는 육로로 대구-상주-문경-충주와 화성을 거쳐 평택항에 도착했다. 지나는 길마다

격려 행사가 열려 일행들을 따뜻하게 맞아 주었다. 옛 신라인들이 오늘의 이 광경을 지켜보았더라면

필경 비감했으리라. 요즘같이 통신과 교통의 편리한 혜택을 보지 못했을 터이니 오가는 길이 얼마나

고단했겠는가?

 

또 의술 또한 신통치 않아 숱한 생목숨이 죽어 나갔을 것이다. 돌아오는 길에 저 음악과

춤을 다시 보고 들을 수 있을지 아무도 장담하지 못했으리라. 평택 바닷가를 바라보는 혜초의 기념비와

마주했다. 기념비에는 그의 유명한 망향시가 있다.

 

 

달 밝은 밤에 고향길을 바라보니

뜬 구름은 너울너울 돌아가네.

그 편에 감히 편지 한 장 부쳐 보지만

바람이 거세어 화답이 안 들리는구나.

 

 

내 나라는 하늘가 북쪽에 있고

남의 나라는 땅끝 서쪽에 있네.

일남에는 기러기마저 없으니

누가 소식 전하러 계림으로 날아가리.

 

 

고려 말 나옹화상의 시도 마음을 울리는데 혜초의 시 또한 그러하다. 속인들은 이 시를 보고 혜초의

고향 계림을 얘기하고 법력 높은 스님의 망향가를 말한다. 열여섯 나이에 법을 구하러 당나라로 떠난

혜초는 해로와 육로를 통해 천축을 다녀오기도 했다.

 

  

그는 당나라 수도 장안에 자리 잡은 여러 명찰에 주석하며 인류 문화유산으로 일컬어 손색없는 ‘

왕오천축국전’을 저술했다. 속세 떠난 고승에게 고향을 따져 무슨 소용이 있을까만, 속인들은 혜초의

피에 흐르는 신라인의 정체성을 기어코 말하고 싶어한다. 모험을 두려워하지 않고 법을 구하고자 하는

일념이 가슴속에 가득했던 입당구법승. 또한 이문을 남기려 실크로드로 먼 길을 떠난 신라 상단이 후세의

역사가 되었다는 것을. 신라인에게는 불굴의 탐험정신이 있었고 그 탐험정신을 이어 받은 우리가 새로운

발자취로 나아간다고 알린다.

 

 

 

실크로드 총 감독 김남일 경상북도 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