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탐구

저는 누구입니까? 저를 찾아 주세요.

맛깔 2011. 8. 22. 05:32

한때 기획 홍보팀을 이끌었다고 팀장이라고 합니다. 비슷한 개념으로 실장으로 불리기도 합니다.

글을 쓴다고 작가라고도 하지요. 아주 조그만 곳에 사진 응모가 당선되었기에 사진작가로도 불립니다.

월간지에 글을 기고하여 기자라고도 하는군요.  

 

                                                                                                                                            2010년 10월 감포항

 

아내는 저를 보고 여보라고 하지만 화가 날 때는 정색하고 ‘하모모씨’라고 부릅니다.

아이들은 저를 아빠 또는 아버지라고 이름 짓습니다. 장모님은 저를 하서방이라고 부르며

어머니는 저를 보고 우리 장남 또는 제 이름을 부릅니다. 동생들은 저를 오빠 또는 형이라고 하며

처가 식구들은 매형 또는 형부라고도 합니다. 또 있군요. 고모부 또는 이모부라고 불리기도 하지요.

조카사위라고도 합니다. 

 

제가 몸담고 있는 단체에서는 위원이라고 하며 제가 홍보 관련 일을 하기에 대표라고도 합니다.

기독교에서는 저를 성도라고 하지만 불교도인 저는 불자라고도 불립니다. 고승들은 저를 불쌍한

중생이라고도 할 것입니다. 블로거 이웃들은 저를 맛깔이라고 하지만 친한 분은 형제라고도 합니다.  

또 어떤 사람은 저를 상주댁이라고 불렀습니다. 

 

 

도덕경에 이르길 ‘도를 도라고 하면 도가 아니고 이름을 이름이라 하면 이름이 아니다’라고 했는데

저는 저 위의 어느 하나 만이 아니고 그렇다고 전부 다도 아닙니다. 왜냐하면 어떤 사람이 입 밖에

내지 않았지만 저를 규정하는 또 다른 것들이 있을 것입니다. 가령. 외국 사람들은 미스터 하 라고

하지만 아마 어떤 사람들은 저를 한국인이라고 할지도 모릅니다. 

 

저의 정체가 궁금합니다. 제가 누구인지 알려 주세요.

 

(사족 : 저 위의 두 사진이 저이기는 하지만 완전한 맛깔이 아닙니다. 부분일 따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