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절살이(템블스테이)의 요람, 김천 직지사 (3)

맛깔 2011. 7. 1. 15:39

김천 지례흑돼지


김천지례흑돼지는 사라져 가던 고유 품종인 토종 까막 돼지를 얻기 위해 천 번의 교배를 거쳐 얻은 것이어서 그 맛이 특별하다고 흑돼지농장가든 박정규 사장이 자랑한다. 복원한지 몇 십 년이 채 되지 않았단다. 토종 까막 돼지 새끼를 다른 지역에서 가져가 키워도 이런 맛이 안 나온다는데 아마 물, 공기, 토양, 먹이 등의 영향 때문이라고 추측한다.

 

 

단단한 육질에 누린내가 나지 않아 고기를 싫어하는 사람도 거리낌 없이 잘 먹는다는 지례흑돼지의 먹이는 보리쌀, 채소, 사료 등이다. 먹이의 차별화가 누린내 제거에 일조하는 것 같다는 얘기다. 이 식당의 맛의 비결은 또 있다. 매년 200여 개의 메주로 담근 집 된장에 조미료를 일절 쓰지 않고 끓인 된장국, 구운 소금과 태양초로 직접 만든 양념이 고기의 맛을 더해준다. 천 도 이상에서 구운 참숯의 향이 고기에 배어들면 체면을 무릅쓰고 고기에 젓가락이 간다. 가격도 착하다. 택배용 생고기가 600그램에 8천원, 식당에서는 250그램에 6천원이다.

 

시골 음식점의 고객은 전국구다. 서울, 대전, 대구 등 대도시에서 차를 대절해 먹고 가는 단체 손님이 많을 때는 하루에 수 백 명에 이른다고 한다. 

 

김천 옛날솜씨 마을 체험


쌀 나무에서 쌀이 열리는 줄 알았던 도시 아이들 때문이라도 농촌체험을 할 만하다. 시골에 살았던 어른들에게는 어릴 때의 향수를 불러일으키고. 김천은 옛날솜씨마을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두부, 송편, 짚공예 등 연중 할 수 있는 것이 있고 산나물 뜯기, 감자 캐기, 오미자 수확 등 계절에만 체험할 수 있는 것도 있다.

 

 

기승을 부리는 한여름 무더위에 쉽게 할 수 있는 것은 짚공예와 송편 만들기다. 해발 1,316미터의 수도산 입구에 있는 김천시 증산면 평촌리는 험준한 산들이 병풍처럼 사방을 둘러싸고 있다. 마을은 400미터 이상의 고지대에 있어 교통이 불편한 만큼 옛 솜씨가 잘 보존되고 있다.

 

 

평촌마을의 남정님 할머니는 (74, 김천시 증산면 평촌리 262) 이웃 마을인 지소에 살다가 나이 스물에 이곳의 동갑 총각 최병수 님에게 시집을 왔다. 옛날부터 송편을 잘 만들기로 유명했다는 이웃 아저씨의 말을 전했더니 웃음을 터트린다. “잘 만들기는 뭐가 잘 만들어요. 그냥 남들 만들듯이 송편 빚고 찌고 그랬지요.”

 

 

닭이 금방 낳은 계란을 주워오던 어머니의 손을 기억하는지. 그 손에 들린 따끈한 계란은 할아버지와 아버지의 밥상에 올라가고 때로는 그것을 팔아 학용품을 샀다. 요즘에는 플라스틱과 종이상자에 계란을 담지만 옛날에는 짚으로 계란 꾸러미를 엮었다. 냉장고에 보관하지 않아도 유기농 계란이라 그런지 보관기관도 길었고 고소한 맛이 더했다. 구세대 농촌 사람들은 누구나 계란꾸러미를 만들 줄 알았지만 요즘은 아무나 만들 수 없고 경험 있던 사람들도 다시 만들려면 한동안 잊었던 손의 기억을 다시 떠올려야 된다 

 

 

독자 몇 사람씩 조를 짜고 송편을 곱게 빚고 계란꾸러미를 잘 만든 팀들에게는 조그만 상품을 준다고 하니 안 그래도 재미있는 체험에 더욱 열과 성을 다한다. 독자 이주화 님은 나고 처음으로 짚공예를 해 본 셈 치고는 아주 멋진 작품을 만들어 주위 사람들의 박수를 받았다. 전문가의 솜씨에 전혀 뒤지지 않는 허태욱 독자의 솜씨에 체험마을 사람들의 칭찬이 이어진다. 아내는 남편은 손재주가 있어 만드는 것에는 일가견이 있다고 옛 사람답게 쑥스러운 듯이 얘기한다.

 

 

 

이곳의 송편은 가마솥에 장작으로 불을 때 쪄서 그 맛이 유별나다. 계절을 가리지 않는다지만 아무래도 송편의 제철은 가을이다. 선선한 바람 불고 밤 터는 계절이 오면 한 번 더 와야겠다. 가족도 좋고 연인도 좋다.

 

 

 

 

 

 

 

빗내농악

보는 관광에서 체험관광으로 바뀌는 추세이고 체험관광 중에서도 몸을 사용하는 관광이 더 각광을 받고 있다. 빗내농악은 체험관광의 정점에서 참가자들이 아주 즐거워했던 프로그램이었다 

 

 

빗내(廣川)는 김천시 개령면 광천2리 마을 이름의 속칭이다. 김천시 금릉빗내농악이 전승돼 오고 있는 빗내마을은 삼한시대 감문국에 속했던 지역으로 감문국은 신라에 병합되었다. 지금도 이 지역에는 옛 궁궐터와 성터가 남아있다. 김천시는 경상북도 무형문화재 제8호로 지정된 빗내농악이 각종 경연대회에서 대통상을 비롯해 많은 상을 수상하자 이의 정통성과 맥을 이어가고 더욱 발전시키기 위해 200311월 빗내농악전수관을 개관하고 전수교육장으로 활용하고 있다.

 

 

한국 농악의 대부분이 농사굿인데 비해 빗내농악은 전쟁에서 유래된 진굿(전쟁굿)이다. 전쟁은 속도감이다. 평화시에는 느린 음악을 연주하지만 전쟁에서는 심장을 고동치게 하는 빠른 음악이 필요하다. 그래서 빗내농악은 속도감이 유달리 빠르다.

 

빗내마을은 동네제사에서 나랏제사와 풍년제를 지냈는데 동제에서는 풍물놀이와 줄다리기가 행해진다. 이때 풍물놀이는 빗신(별신:마을 수호신에게 드리는 제사)과 전쟁에서 유래된 진굿을 농악으로 신명나게 푼다. 빗내 농악은 질굿, 문굿 등 모두 12가락이 있는데 12가락 모두가 전쟁과 관련있어 출진, 장비점검, 전투 등이 장면을 연상하면 된다.

 

빗내농악 송근영 전수조교가 농악에 대하여 참가자들이 몸으로 느낄 수 있게 설명하고 시연하고 각자 북, , 장구, 괭과리 중 연주하고 싶은 것을 들고 오라고 한다. 둥둥, 징징, 탕탕, 깽깽 악기가 조화를 맞추니 저절로 엉덩이 실룩실룩 어깨가 으썩으썩 웃음은 화알짝


글 하춘도 / 월간중앙 2010년 9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