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난 것 맛난 집

포장마차 레스토랑 'Pocha 51'

맛깔 2013. 4. 19. 08:30

 

 

부산 사람들에게는 놀리고 싶은 지명이 있다. ‘서면’이다. 내 젊었을 적에 친구들과 “너 서면으로 와라.

나는 ‘앉으면’으로 갈게.”라고 했다. 

 

한 이 십년 넘어 서면에 가보니 많이도 달라졌다. 명절이면 사람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던 태화, 북성, 동보 극장이 사라졌다.

롯데 호텔과 새로운 건물이 들어서고 눈에 익었던 건물들도 상당수 없어졌다. 이를 두고 상전벽해라던가.

 

 

복개천 거리, 당시에 뭐라고 불렀는지 기억이 안 나지만 서면 뒷골목 복개천 거리가 낯설다. 당시에도 있었던 것 같은데 서먹하다.

이 거리에 젊음이 넘친다. 위태롭게 안고 가는 청춘아. 나도 저런 시절이 있었는지. 부럽다.

 

 

 

음식은 눈으로도 먹고 술은 분위기로도 마신다. 젊은 간판의 ‘Pocha 51’에 들어서니 모델 뺨치게 멋진 젊은이가 있다.

퓨전 주점의 이동혁 대표다. 이렇게 젊은 나이에. 충무로 가야할 사람이 자리 잘못 잡은 것 같다고 하니 서울 조그만

방송매체에서 PD로도 활동했다고 한다. 등록금 마련하려고 말 못할 고생을 했는데 결국 공부를 못 마치고 돈 벌려고

작정했다는 이 대표. 그의 고생담만 들어도 하루 밤낮이 모자랄 것 같아 지나치기로 하고 오늘은 좋은 사람들과 함께  마시는 날.

 

 

 

 

소주와 버니니를 섞어 칵테일을 만드니 어라 부드럽게 술술 넘어가네. 뒤끝이 쌉쌀하게 받치는 맛. 맛있다고 받아

마시다가는 큰일 나겠다. 일명 작업주.  사자왕 님이 부산 기억을 끌어내 주신다. 외출했던 부산 옛 모습이 기억에

다시 자리 잡는다. 만년 청춘 사자왕 님. 짝사랑했던 약국집 딸 얘기도 잠깐. 아니다 그 얘기는 다음 날 그 집 앞을

지나가면서 하셨지. 한 사람은 술이 좀 됐군.

 

 

이동혁 pocha 51 대표는 포차를 경영하기 위해 신경을 쓴 흔적이 역력하다. 나름 고명한 쉐프도 모셔왔고. 고심 끝에

지은 이름 pocha 51에 담긴 뜻이 의미심장하다. 설명하기 어려우니 사진으로 대체하고. 고객의 소리를 듣기 위해

화장실에 메모지도 마련해 두고 매달 한 번씩 pocha 51 매거진- 이라야 한 두 페이지 글이지만 - 도 발행한다.

재미로 하는 '추억의 뽑기'도 있네. 하하

 

 

치킨샐러드와 한 잔, 해산물이 들어있는 패스카토레가 있으니 어찌 술을 마다할 쏘냐. 그래서 또 한 잔. 음주가 있으면

가무가 흥을 돋우고 가무가 좋으면 미인도 있으련만 어이하여 미인과 가무는 없는가. 파인애플에 담긴 술 또한 부드럽게

넘어가니 이 또한 조심. 작업주의 정석.

 

 

 

유쾌한 담소에 봄바람은 향기롭고 벽에 그려진 천사의 날개가 어여쁜 처자에게 모델이 돼달라고 유혹하는 봄 밤.

호떡 맛 나는 꿀떡피자에 자체 개발한 소스를 발라 맛이 색다르다. 호떡 집 불, 아니 pocha 51의 피자 화덕에 불나겠다.

입가심으로 맥주 한 잔 하고 나오니 서면 복개천 거리가 낯설지 않다. 이래서 고향 까마귀가 반갑다고 하는 건가. 

 

 

 

 

 

이 대표가 레스토랑 컨설팅 업도 겸한다니 실내 인테리어가 남다르다. pocha 51에서 분위기 잡고

사랑을 고백하면 성공률이 높겠다. 이참에 나도 한 번. 이크 볼라.

 

 

Pocha 51

부산시 부산진구 부전2동 서면로 21-1

전화 : 051 816 00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