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난 것 맛난 집

이안천 잡어에 청량고추장으로 끓여 맛이 깔끔한 상주 매운탕

맛깔 2014. 10. 13. 11:43

상주 내서 밤원 변해광 상주시부의장 동네 매운탕

 

 

야 참말로 시원하다.”

바로 이 맛이야.”

어떻게 이런 맛이 나올 수 있지?”

매운탕 국물을 한 모금씩 맛본 사람들이 탄성을 지르며 매운탕 조리법을 가르쳐 달라고 한다.

요리한 분들이 얌전한 웃음을 짓고 있는데 매운탕이 생긴 유래와 들인 공을 안다면 쉽게 가르쳐 달라고 할 수 있을까?

 

 

이 매운탕의 역사는 김점기 할머니 (변해광 상주시부의장 어머니)로부터 시작돼 며느리 김영희와 질부 한성예로

이어졌는데 50여 년 세월을 훌쩍 뛰어 넘는다. 상주농원을 경영하는 변홍석 옹을 찾는 고객들이 이용할 음식점이

주변에 없어 고심 하던 중 이안천 맑은 물에서 잡은 고기 매운탕이 맛있다는 입소문에 변 옹이 말했다.

그럼 우리 집에서 먹던 그대로 매운탕 끓여 내고 반찬 내 보자.”

 

 

김점근 할머니가 집에서 먹던 매운탕을 대접했더니 입소문이 요란하게 났다. ‘그 집 매운탕을 먹어 보지

않은 사람은 대한민국 매운탕의 역사를 말할 자격이 없다.’거나 상주농원 매운탕을 내는 식당은 대박난다.’

 

 

며느리 김영희는 주구장창 매운탕을 끓여 매운탕은 끓이되 먹지는 않는다고 한다. 매운탕 비법을

알려달라니 사촌 동서 한성예에게로 공을 돌린다. 매운탕의 시작은 시어머니지만 완성은 한성예라면서.

겸손해야 사람이 모이니 남편이 시정활동 하는데 큰 도움이 되겠다.

 

 

한성예의 매운탕 얘기다.

내서 밤원으로 시집오니 주변에 식당은 없고 동네 구판장(요즘의 슈퍼)만 달랑 하나 있었다.

당시는 모두 없이 살 때라 음식점이 있어도 자주 갈 수 없었지만 돈 들이지 않고도 별식은 먹고 싶었다.

마침 할머니가 매운탕을 잘해 어깨 너머로 배웠다. 동서 김영희와 나름대로 요리 비법을 만들어 나갔다.

매운탕의 비법은 싱싱한 재료와 좋은 고추장에 있기에 고추장 담기에 공을 들였다. 시원한 맛은

고추장과 채소에 달렸다.

 

 

여러 고추장 중에서 청량고추로 만든 고추장이 매운탕 맛을 내는데 최고로 좋다는 것을 알았다.

옛날 마을에 주민들이 많을 때는 청량 고추장을 많이 담았지만 요즘은 청량15근과 일반 고추 15근을 섞어

30근의 고추장을 담아 매운탕용으로 준비해 둔다.

 

 

매운탕 고기는 마을 앞을 흐르는 이안천의 잡어가 최고다. 물이 차고 깨끗해 싱싱한 물고기를

상주 시내까지 운반해도 펄떡거릴 정도다. 마을 청년들이 심심하면 고기를 잡아왔다. 낮이고 밤이고를

가리지 않고 계절도 가리지 않았다. “형수 여기요하면 부리나케 나가 매운탕을 끓였다.

 

 

고추장 풀고 상추, 호박잎. 마늘잎, 깻잎, 미나리, , 청량고추를 넣고 드럼통 화덕에 불을 때 양은 솥에

한가득 끓여주면 여름이면 이안천에서 물놀이 하며 먹었고 겨울이면 따뜻한 아랫목에서 술추렴하면서

먹었다. 정 많던 시절의 얘기다.

 

요즘도 매운탕이 먹고 싶고 얘기를 하고 싶으면 고기를 잡아 온단다. 매운탕을 며칠에 한 번씩 끓일까?

세어 본 적은 없지만 하루에 서너 차례 끓인 적도 있다니 아직은 사람 사는 정이 남아 있는 내서 밤원 마을이다.

 

두 사람은 이렇게 매운탕 끓이면서 함께 살아왔다.

 

 

주위에서 매운탕 맛이 좋다며 하도 식당을 내라기에 상주시민들에게 매운탕 끓이는 방법은 알려 주려고 한다.

상주 명물 매운탕이 뉴스에 오르내릴 날이 머지않았다.

 

상주 이안천 매운탕

준비물 : 잡어, 고추장 (청량 고추장), 상주, 호박잎, 깻잎, 미나리, , 청량고추, 수제비, 국수, 보리쌀, ,

후추, 고춧가루, 소금, 간장

조리법

1. 보리쌀을 따로 끓여 놓는다.

2. 고기를 팔팔 끓여 익힌다.

3. 무와 감자를 넣고 한 소큼 끓인다.

4. 고추장을 풀고 끓인 보리밥을 넣는다.

5. 보리밥 대신 수제비, 국수(소면)을 넣고 끓여도 된다.

6. 준비한 채소를 손으로 뜯어 넣는다.

 

사족 : 이 집의 밑반찬도 깔끔하다. 밑반찬이 맛있어야 본 음식도 좋은 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