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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성고량주를 아시나요?

맛깔 2016. 4. 6. 16:03

수성고량주를 아시나요?

    

 

수성고량주를 아시나요?

 

 

이게 무슨 술이고?”

술병이 낯설어.”

가만 있자, 수성고량주?”

아직도 수성고량주가 나오는가?”

중국집에는 수성고량주가 없던데.”

수성고량주가 옛날에는 참 좋은 술이었는데 요즘에도 좋은가. 한 번 마셔보세.”

 

예순을 넘긴 노신사 다섯 분이 모였습니다. 상주기업을 운영하는 고재철 사장이 추억의 수성고량주를 맛보라고 40~50년 지기 선후배를 초청했습니다. 수성고량주 병을 만지면서 문기연 선배가 입을 엽니다.

 

우리는 젊었을 때부터 수성고량주를 마셨어. 귀하고도 좋은 술이었지. 당시에는.” 당시는 젊었을 때를 말합니다. “그렇지요. 고량주는 중국집 기름진 안주와 천상배필이었고요. 옛날에는 요즘처럼 좋은 안주가 귀할 때라 격식을 차리려면 손님을 중국집으로 모셨지요.” 과거를 회상하는 듯 모두 고개를 끄덕입니다.

 

운동 후에 한 잔 하는 재미도 있었지요. 친선 축구를 마치면 화교가 운영하던 태평루, 천성각, 진태원 등에서 술을 마셨는데 탕수육, 유산슬 안주에 고량주 한 잔이면 세상 부러울 것이 없었어. 빼갈 -고량주 대신 빼갈이라고 했어- 을 달라고 하면 주인이 하얀 도자기 병에 -도꾸리라 했고- 고량주를 덜어서 왔지. 속이 보이지 않아 양을 가늠 할 수 없었지만 자꾸 마시면 고량주가 몇 잔 나오는지 알 수 있었어. 한 잔 더 마시려고 병을 거꾸로 들고 탈탈 털던 시절이 그립네.”

 

젊은 양반 고량주를 왜 빼갈이라 불렀는지 인터넷에서 찾아 봐줘.” 고려예식장 강성대 대표의 말입니다. “중국인은 중국의 전통 증류주를 백주(白酒)라고 하는데 백주는 무색투명한 술이지요. 백주의 별칭이 백건아(白乾兒)로 중국 표준어 발음은 바이간얼 이지만 중국 산동성 사투리로는 빼갈입니다. 임오군란 이후 인천항이 개항되고 중국 산동성 사람들이 한반도에 들어오면서 고량주를 빼갈이라고 불렀다고 합니다.” “인터넷에 없는 것이 없네. 참 신기할 노릇일세. 우리가 조금만 더 젊었더라면 인터넷을 마음껏 배워볼 텐데. 그래도 손자 사진 주고 받는 것은 할 수 있으니 컴맹은 아니지.”

(자료 네이버)

http://kin.naver.com/qna/detail.nhn?d1id=8&dirId=80205&docId=228614043&qb=67m86rCI&enc=utf8§ion=kin&rank=1&search_sort=0&spq=0&pid=SwffelpySDlssvUYNSZsssssssV-217463&sid=YXB0rodzcF/kn3SopbWVNw%3D%3D

 

중국집 요리는 돈이 있을 때 이야기고 없을 때는 간짜장에 빼갈을 달라고 하면 양파와 짜장 볶은 것을 곁들여 줬는데 그것이 빼갈하고 잘 어울렸지. 오늘 저녁에 그것으로 고량주 마셔볼까?” “지금 있는 술과 안주는 어떡하고요?” 닭튀김, 과일, 과자 등도 고량주와 잘 어울립니다. 수성고량주가 참 좋은 술이어서 빨리 취하고 빨리 깨는데 머리가 아프지 않다는 장점이 있어. 양주와 달리 고량주 향은 한 가지여서 고량주 냄새를 판별하기 좋지. 빼갈 마시다가 수성고량주를 많이 마셨는데 어쩌다 수성고량주를 마실 수 없게 되었지? ” 주류도매상을 하는 상주기업 고재철 사장이 답을 합니다.

수성고량주를 현 이승로 대표가 인수하기 전에 한 동안 생산이 중단된 적이 있었습니다. 시장 점유율도 상당히 높았는데 한 번 거래가 중단되면 회복하기 어렵더군요. 수성고량주를 찾는 고객에게 두어 번만 공급할 수 없다고 하면 다시는 물어보지 않죠. 제품 공급은 신용과 똑 같습니다.”

 

인생이 그런 것 아니겠나. 한 번 신용을 잃으면 다시 회복하기 어렵지. 거상이 그랬지. ‘재물을 잃는 것은 작은 손실이요 사람을 잃는 것은 큰 손실.’이라고. ”사람이 신용이라는 말이지.“ 술자리에서 인생사가 논의됩니다. 희로애락이 나온다는 말이지요.

 

자 잔을 채우고 건배하세. 맛이 여전히 깔끔하네. 이 좋은 술을 어디서 살 수 있나? 혈기왕성한 시절 얘기네. 얘기하기 부끄럽지만 철없던 시절 얘기라고 들어주게. 나이 들어가며 이웃을 위해 봉사하던 일은 젊은 시절의 잘못을 속죄하는 의미도 있다네.” 고량주 잔을 내려놓으며 진지해집니다. “학생 때 무슨 돈이 있겠나? 시계를 저당 잡히고 술을 마시는 것은 예사였지. 나중에 돈을 추렴해 시계를 찾아왔어. 때로는 술 마시고 돈이 없으면 몇 놈은 싸우는 척하고 나머지는 뜯어말리는 척 하다가 도망을 갔지. 그 다음부터 그 중국집을 피해 다니느라 신경을 무척 썼어. 이제 주인을 만나면 사죄하려고 하지만 유명을 달리라고 다른 곳으로 이사를 갔어. 치기어린 행동이었지.”

 

야생오리, 산토끼 등을 잡아 식당에 갖다 주면 요리를 해 주었는데 고량주 안주로 딱 좋았지. 상주 중국집에는 수성고량주가 없어. 단골집 손짜장을 아시나요?’에 가서 수설고량주를 비치해 놓으라고 해야겠네. 오늘 여기에 남은 수성고량주를 들고 가 한 잔 더 하세나.”

 

노신사들이 자리를 파할 때 수성고량주에서 더 고급 고량주를 내 놓았다고 하니 어떻게 구할 수 있냐고 물어보는군요. 어디서 구할 수 있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