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난 것 맛난 집

시의전서 음식점 탐방에 앞서

맛깔 2020. 11. 5. 08:45

 

현재 상주에서 시의전서 음식을 복원. 판매하는 음식점이 백강정, 혜원식당, 안압정, 상산관, 삼백한우뜰, 수라간, 주왕산삼계탕 등 7곳이다.

백강정의 노명희 대표는 10여 년 이상의 시의전서 음식 복원 경험과 이에 관한 석사 논문도 썼을 정도의 경력이 있어 백강정에서는 다양한 시의전서 음식을 제공하고 있다. 다른 음식점들은 오랫동안 상주 맛집으로 소문날 정도여서 손맛 하나는 전국 어디에 내 놔도 빠지지 않는다는 자부심에서 시의전서 음식을 요리하게 되었다.

 

이들 음식점 중 세 곳(혜원식당, 삼백한우뜰, 주왕산삼계탕)을 제외하고는 비빔밥과 육전을 공통으로 제공하고 나머지 세 곳은 낭화 한 상, 깻국국수 한 상, 메밀묵밥 육전정식, 뭉치구이, 닭곰탕정식, 닭구이 정식, 닭구이를 메뉴에 넣고 있다.

상주시농업기술센터의 요청으로 이 음식점들을 탐방하고 글을 써야 되는데 걱정이 태산이다. 맛은 물론 다 다를 터이고 맛 차이는 있겠지만 우열은 가릴 수 없을 것인데 모자라는 필력으로 시의전서 음식점들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선친이 함께 하셨다면 큰 도움이 될 텐데 새삼 선친이 그리워진다.

 

양복점 재단사였던 선친은 명품족에 미식가셨다. 1970년대에 선친은 듀폰, 지방시, 버버리 등의 명품을 가지고 계셨다. 일본에서 초등학교를 다니면서 이지메를 당한 탓에 일본 사람들에게 극도의 증오심을 가지고 있었지만 일본 음식을 좋아하셨다. 장어, 복어, 우메보시(살구김치), 튀김 등은 선친의 애정 음식이었다.

 

퇴근하시면서 어머니에게 “뗀부라(튀김) 해 먹자”고 하시면 어머니는 저를 데리고 시장으로 부리나케 달려갔다. 오징어, 고구마, 감자, 홍당무, 굴 등을 사서 집에 온 어머니는 튀김을 소쿠리에 가득 채웠다. 그때는 그렇게 싫던 음식이 지금은 왜 그렇게 맛있는지. 그때 집에서 끓인 시원한 복어국을 왜 지금은 찾을 수 없는지.

 

선친은 장남인 저만 데리고 맛집을 다니셨다. 회덮밥, 육회비빔밥, 만두, 전기통닭구이 등을 선친과 함께 먹던 기억이 난다. 아버지는 입이 짧았던 탓에 많이 몇 점 드시고는 우리에게 “이 음식이 맛있다. 먹어라.”고 하셨다. 아! 지금 생각하니 입은 많고 음식은 모자라니 가족에게 양보한 것이 아닌지?

 

이순 때까지 라면 한 번 끓이지도 않으시던 분이 어느샌 가 음식을 하기 시작하셨다. 오뎅탕, 곰국을 끓이셨는데 재료 장만과 솥에 안치는 것 까지는 어머니에게 지시하셨고 선친은 불 곁에서 지켜보셨다. 뚜껑을 열고 간을 보시고는 어머니에게 간을 하라고 말씀하셨다. 옛날 사람의 아내답게 어머니는 아버지 지시를 따라하고는 상을 차리셨다. 오뎅탕과 곰국 맛이 일품이었다.

 

선친은 저에게 “오뎅은 몇 분 이상 끓이면 다시마 때문에 맛이 덜해지기 때문에 시간을 잘 지켜야 한다. 곰탕은 물이 부족하거나 많다고 더 붓거나 덜어내면 안 된다. 나중에 부은 물이 원래 곰탕과 섞이질 않아.”라고 알려 주셨다.

선친 입맛은 정확했다. 보통 사람이 못 잡아내는 것을 지적하는 것을 보니 맛의 달인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어느 곳에서나 언제든지 우리 가족들의 든든한 버팀목이었던 아버지, 힘이 들거나 홀로라는 기분이 들 때 용기를 주셨던 아버지가 자주 생각이 난다.

 

아버지!

 

저는 아버지가 저를 데리고 다니며 맛보였던 음식과 어머니가 저에게 주었던 음식을 기억하며 시의전서 음식점을 다니며 음식 맛을 보고 글을 써야 되니 저의 부족한 미각과 글 솜씨에 도움을 주시기 바랍니다.

 

#상주시의전서

#상주시의전서음식점

#백강정 054-536-5500

#혜원식당 054-535-8199

#안압정 054-531-9290

#상산관 054-536-5532

#삼백한우뜰 054-531-9900

#수라간 054-535-8890

#주왕산삼계탕 054-534-0304

★상주시농업기술센터의 시의전서 음식점 탐방 프로그램 지원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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