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농부

한우 키우는 사람들, 청심한우회 작목반

맛깔 2011. 8. 29. 08:33

 

 

오래 된 방송 카피가 떠오른다. “금방 산 것 같은, 오래된 편안함”. 새것이라고 불편한 것이 아니고 오래됐다고 낡은 게 아니라는 것이다. 청심한우작목반 (회장 : 권용배, 총무 : 차창호)에 해당되는 얘기다.

 

경북대 한우리더스 과정 3기를 수료한 동기들이 모여 2010년 3월 조직하였으니 쟁쟁한 연륜을 자랑하는 작목반에 비하면 ‘새발의 피’(?)라고도 할 수 있다. 세월을 따지면 얼마 되지 않지만 장강의 뒷 물이 앞 물을 밀어내고 청출어람이라는 말이 있는 것을 보면 늦게 배웠다고 실력이 모자라는 것도 아니다.

 

청심한우회작목반원들은 원래 축산을 하던 분들이었다. 그동안 몸으로 익혔던 축산 지식만으로는 축산 규모가 점차 커지자 한계를 느끼게 됐다. 침대는 과학이라고 하듯 반원들은 축산도 과학이 돼야 제대로 축산 산업의 역군이 됨을 몸으로 깨달았다. 그래서 경북대학교 상주캠퍼스의 ‘경북대한우리더스과정’에 등록을 하고 체계적으로 축산 공부를 하기 시작했다. 바쁜 축산농들이니까 대충 배우게 되지 않았겠느냐는 시각도 있음직 한다. 전혀 아니올시오다. 1주 1일 6시간을 투자하여 자그마치 1년 과정이니 그렇게 될 수 없다.

 

이 교육을 이수하면서 정말, 많이 그리고 제대로 배웠다고 한다. 소를 몇 십 년 키운 권 회장은 소에 대해서라면 박사라고 자만했는데 교육을 받으니 아니더란다. 그래서 한 번도 졸지 않고 또록또록한 눈망울로 열심히 했다. 청동초등학교 동창인 이승훈, 윤종만 부부는 ‘경북대한우리더스과정’에서 함께 공부했다. 회비는 한 사람 몫만 냈지만 그들 부부도 이 과정으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한다.

 

50명의 학생이 등록하였는데 10명이 한 조가 된 축산농들이 졸업할 때 도지사상, 도의회의장상, 시의원상, 등 모두 6개의 상을 받았다. 우수한 학생들이 모여 구성한 것이 청심한우회작목반이다. 우수한 학생들이고 성실해 그런지 다른 작목반들로부터 부러움을 많이 받는다. 서로 챙겨주고 아껴주는 작목반이라 그럴 것이다.

 

구제역이 왔을 때 이 작목반의 진가는 빛이 났다. 소독을 서로 도와주며 어려운 일도 함께 하고 정보 교환도 해가며 어려운 시기를 용케 버텨나갔다. 당국에서 다른 곳으로 출입을 금지까지 하며 구제역 예방에 노력하였는데 작목반이 정신과 물질로 든든한 버팀목을 해주지 않았더라면 이 작목반의 축산기반이 무너졌을지도 모른다고 했다.

 

작목반원들은 화목하고 멋있게 1등 작목반을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 그러기 위해 자주 만나 소주잔도 기울이고 반원들의 애환도 들어준다. 누가 보더라도 전국 최고의 작목반이 될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어느 때 가장 힘들었냐고 하니 이구동성으로 지금이 가장 힘들다고 한다. 사료 값은 올라가고 한우 가격은 내려가니 콩 값은 오르고 두부 값은 내린다는 두부장수 할머니의 한탄과 다름없다.

 

옛날 소 값 파동 때도 잘 이겨냈는데 지금 어려움도 우리는 쉽게 넘어 갈 수 있다는 최상도 부회장의 말에 반원들이 활짝 웃으면 소리친다. “그래 우리는 할 수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