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난 것 맛난 집

땡긴다 땡겨, 한가네 닭발 편육

맛깔 2011. 6. 5. 11:31

 

(한국계육협회 발간 '월간 닭고기' 4월호 게재 기사입니다.) 

 

 

미국 이민 1세대들의 얘기다.

선배 이민 1세대 들이 이민 후발 주자로 미국에 들어간 후배들에게 꼬리곰탕을 매일같이 푸짐하게 끓여 주었다.

지금은 약간 덜하지만 당시에는 소꼬리, 소다리 등은 아주 귀한 보양식의 하나였다. 처음에는 후배들이 낯설고 물 선 곳에서

 선배들이 끓여주는 꼬리곰탕을 감격의 눈물을 흘리면서 먹었다. “이 귀한 음식을 준비하느라 시간과 돈이 얼마나 많이 들었을까?”

나중에는 미안하기도 하고 계속 먹다보니 질fl기도 해 싼 것이라도 좋으니까 다른 음식을 주기를 은근히 바랐다고 한다.

얻어먹는 처지에 가릴 형편은 못 되고. 그래도 꼬리곰탕이 줄기차게 나오니 나중에는 꼬리 얘기만 들어도 토할 지경이 되었다.

 

 

알고 보니 당시에는 미국 사람들이 소꼬리, 다리, 내장 등을 먹지 않고 버렸는데 한인들이 이를 알고 용케 구해 먹었다.

지금은 소꼬리, 다리. 내장 등을 따로 판다고 한다. 알래스카의 녹용도 마찬가지였다. 요즘은 한국과 중국인을 위해 녹용을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회사가 생겼다.

 

닭 잡아먹고 오리발 낸다’, ‘씨암탉 잡는 사위 사랑 장모님이란 말이 있을 정도로 닭은 우리에게 귀하고도 친숙한 단백질 보급원이었다.

처음에는 닭발도 계륵 같은 존재였다. 버리기는 아깝고 먹기에는 살이 거의 없어 입맛만 다실뿐이었다. 그러나 포장마차에서

닭발의 인기는 대단했다. 가격은 저렴하지만 양이 푸짐하고 그것도 고기라고 뜯어 먹는 재미도 괜찮았기 때문이다.

 

대단할 손 우리 민족이다. 닭발 가공에 눈이 돌아갔다. 닭발을 뼈와 살로 분리하고 무뼈 닭발을 만들어 양으로 따지면

얼마 되지도 않은 젤라틴을 먹기 시작했다.

 

 

 

상주시 청리면에 있는 한가네 식품의 한영희 사장은 무뼈 닭발을 발라내는 공장에 다녔는데 어느 날 야외 소풍을 가면서

무뼈 닭발에 나름대로의 양념을 섞어 조리를 했다. 친정 어머니가 식당을 하셔서 곁눈질로 배운 요리 솜씨가 제법이라는

얘기를 들은 터라 요리에는 자신이 있었다. 공장 사람들이 시식을 하더니 맛은 있는데 무엇인가 조금 부족하다는 얘기를 했다.

 

한영희 직원은 낮에는 공장에서 닭뼈를 발라내고 밤에는 무뼈 닭발에 온갖 양념을 섞어 조리하여 공장 사람들에게

-해봐야 5명 남짓 되었지만 - 시식을 부탁했다. 누이 좋고 매부 좋지 뭐. 젤라틴 풍부한 무뼈 닭발이 공짜인데다 젤라틴 풍부하니

몸에 좋지 않으랴. 덕분에 공장 사람들은 무뼈 닭발 편육을 자주 시식했는데 젤라틴을 자주 먹어서인지 무릎 시리다는 사람들이

많이 나아졌다고 했다. 몸에 좋다는 얘기 듣고 기분도 좋았겠지. 동네 슈퍼는 막걸리 판매가 늘어서 좋고.

7개월 동안 양념 비법을 만들었는데 만드는 도중에 맛있다는 소문을 듣고 알음알음으로 주문을 하는 사람들이 조금씩 늘어갔다 

 

 

  

한가네 닭발 편육의 신원수 사장은 -그래봐야 한가네 식품 한영희 사장의 남편이다. 아내가 있어야 남편이 있으니

남편보다 높다는 말씀. - 당시에 전국을 떠돌아 다니며 건축 현장에서 건물 외벽 유리 시공을 하고 있었다.

63빌딩, 영종도공항, 부산 반도투자 등의 건물 외벽 유리를 보면 신 사장의 작품이라 생각하고 경의를 표하기 바란다.

객지 떠돌이 생활이 신물이 날 무렵 아내가 만든 편육을 맛 본 신 사장은 무릎을 탁 쳤다.

맞아 바로 이 맛이야전국을 다니면서 맛있는 음식을 다 맛봤지만 이런 종류의 음식은 처음이기도 했고 맛도 좋았기 때문이다.

 

나름 경영마인드가 있던 신 사장은 이것을 상품화하기로 하고 시장 조사를 했다. 울산 계신 이모도 닭발 편육

이야기를 듣고 울산에서 편육을 팔기로 했는데 한 번 팔았더니 재구매율이 무려 10%나 됐다.

신 사장은 노다지를 발견한 심정으로 조리양념 비법을 특허내고 본격적으로 장사를 하기 시작했다.

전국에서 닭발 편육을 최초로 만든 신 사장 부부의 자부심이기에 사무실에 배합 조리 비법을 액자에 넣어 턱하니 걸어 놓았다.

간장, 마늘, 물엿, 풋고추, 땅콩가루, 참기름. 고춧가루, 다시다, 후추가 그 재료인데, - 아참 가장 중요한 무뼈 닭발이 빠졌다.

- 이렇게 공개해도 괜찮은지 물어보니 하하 하고 자신있게 말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조리와 숙성이란다. 조리 비법 알아 똑 같은 음식 맛이 나온다면 전국 유명 음식점의 맛은 똑 같아야 되는데

그렇지 않는 것을 보면 나름대로의 노하우가 있다는 말일 것이다. 그래서 궁금한 사람들에게는 그 비법을 알려주는데도

한가네 편육의 맛을 따라는 커녕 흉내조차 내는 사람이 없다고 한다. 싹둑 싹둑 썰고 조물조물 무치고 엄마 손이

 양념 손으로 휘휘 휘저어서 돌을 얹어 냉장고에 숙성시킨 한가네 닭발 편육의 맛을 먹어보지 않고 어이 알랴?

 

원재료는 하림으로부터 공급받는데 재료선택이 보기보다 까다로워 무게가 800그램 이상 되는 닭을 발골해야

타산이 나오고 중국산은 사용하지도 못한다고 한다. 토종과 폐계 닭발은 질겨서 못 먹고. 닭발 편육을 만드는

사람은 자연히 국산 닭 예찬론자가 된다.

 

지금은 전국 두 서 너 군데에서 생산하고 있지만 원조의 맛과 명성은 한가네 편육을 따라 올 곳이 없다.

기자가 방문한 일요일에도 전국에서 주문 전화가 빗발쳤는데 그 중의 한 사람이 서울 남대문 시장에서 장사하는 문희주 사장이다.

홍보와 광고도 하지 않는 한가네 편육을 어떻게 알았냐고 물었더니 이웃 사람이 상주 잔칫집에서 먹어 보고 입소문을 내더란다.

전국에는 한가네 편육의 자발적 홍보맨들이 많다. 한 번 먹어 보면 입소문을 내주는 고마운 사람들이다.

돼지편육에 비해 담백하며 유통기한이 길면서도 맛도 더 좋으니 그럴 수 밖에. 상주 사람들은 혼사, 칠순, 돌잔치는 물론

조사에도 한가네 닭발 편육을 사용한다.

 

닭발 편육의 하루 생산량이 60킬로그램 정도 되는데 항상 같은 맛을 지키기 위해 남다른 노력을 하는 신 사장은

맛과 신용이 생명이라는 것을 안다. 그래서 무리한 확장을 하지 않는다.

 

참 깜빡했다. 뜨내기 손님들이 먹기 어려운 것이 한가네 닭발 편육이다. 딴에는 제법 많은 물량을 소화시킨다고

 본점에서 호기있게 주문을 하더라도 바로 판매할 편육이 없다. 편육은 최소 12시간의 숙성시간을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자체 소화하기도 어려운 물량이지만 상주에 두 곳의 판매점을 내 주었는데 한 곳이 경북 하림 대리점이고

다른 곳이 올품 상주 대리점이다. 한가네 닭발 편육이 초기에 어려웠을 때 그곳으로부터 도움을 받아 보은 차원에서

두 대리점과 협력 체계를 갖추고 있다.

 

환상적인 편육의 맛과 소문을 듣고 전국의 거상 두 사람과 유통 전문 업자 한 사람이 맛을 보고

투자할 요량으로 물어물어 찾아 왔었다. 맛의 신기원을 이룬 신 사장과 자본 축적과 유통 개척의 선구자인 세 사람은

서로의 능력만 인정하게 됐다. 신 사장의 맛에 대한 고집을 만족시키려면 워낙 많은 자본이 필요해서다.

신 사장은 요즘도 한가네 닭발 편육을 홍보하지 않는다. 안 그래도 생산 물량이 모자라는데 홍보를 하면

납기와 품질에 문제가 발생할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다.

 

초기에 3명으로 시작했던 한가네 식품의 직원은 이제 40여명으로 불어났다. 그 중 반은 베트남 이주여성들이다.

남여 노소를 가리지 않고 능력별로 지급하는 두 부부의 고용정책으로 이·삼십대 여성의 급여가 일백오십만원을 넘는다고 하니

농촌 여성의 급여로 상당한 금액이다.

 

신 사장 부부의 경우를 보면 노력하는 사람은 하늘도 돕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직장에서 힘들다고 매일 투덜거렸으면 오늘날 두 부부는 실업자로 지내고 있을 지도 모른다.

 

 

문의 : 054-531-2756

010-3770-0452, 010-8589-2757

가격 : 한 팩 2,600원 최소 주문량 20(반)

택배비 (4,000 원) 별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