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난 것 맛난 집

향에 취하고 맛에 반하는, 토종닭송이버섯백숙

맛깔 2011. 6. 5. 12:32

(한국계육협회 발간 '월간 닭고기' 4월호 게재 기사입니다.)

 

‘세상에 영원한 것이 없고’ ‘음지가 양지되고 양지가 음지 된다.’더니 버섯의 선호도 서열도 그렇게 됐다.

일(一) 능이 이(二) 송이라던 버섯의 귀함이 언제부터인가 송이 버섯이 최고로 바뀌었다.

송이 버섯이 잘 나던 봉화, 영주 등에서는 송이를 된장에 박아 송이 짠지를 만들어 먹었고 -

요즘 사람들은 그 귀한 송이를 짠지로 만들었다는데 놀라움을 금치 못할 것이다. -

송이 버섯을 된장찌개에도 듬뿍 넣고 숭숭 썰어 날로도 먹고 이웃에게도 가득 나눠주기도 할 정도로

송이는 귀한 대접을 못 받던 시절도 있었다.

 

그렇게 괄시 아닌 괄시를 받던 송이 버섯이 어느 날 갑자기 일본인들이 좋아하는 품목에 들어가게 됐다.

그로부터 송이는 귀하신 몸이 됐으니 값도 천정부지로 뛰었고 귀하신 몸매도 보기 어려워졌다.

송이가 귀할 때는 1킬로그램 값이 일백만원까지 했으니 송이 한 개의 가격이 거의 일십만원까지 육박했것다.

일본에 수출되는 송이는 비행기 타고 갔으니 사람 팔자 , 아니 송이 팔자 시간 문제다.

 

송이 좋아하는 일본인들은 한국 송이를 거의 신주 단지 모시듯 한다. 그도 그럴 것이 일본에도 송이가 나고

중국과 북한 송이도 수입해 먹고 있지만 한국 송이의 향만큼은 따라 가지를 못하니 그렇다.

한국 송이 한 송이를 코에 가까이 들여다 놓고 냄새를 음미할라 치면 그 향취에 혼이 나가지 않으랴?

아마 혼이 나가지 않는 사람은 코에 이상이 있는 사람이거나 마음에 여유가 없어 혼이 벌써

다른 곳에 빠져 있는 사람일터.

 

예부터 아이디어 내는 사람 따로 돈 버는 사람 따로 있다더니 생각이 돈이 되는 것이 아니고

투자를 해야 돈을 벌 수 있다. 국립공원 속리산 부근에 있는 금바우 가든의 조항예 님이 그런 경우다.

 바로 돈을 버는 사람이다. 그는 지금 금바우 가든 부근에 살았는데 어느 한 해 물난리로 집이

몽땅 쓸려 내려 간 아픈 기억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지금 자리로 옮겨 와 노년에 아들 손자 며느리들이

찾아오면 함께 놀자고 제법 큰 집을 지었다. 일본의 정원은 집안에 들여 놓고 한국의 정원은 자연을

배경으로 한다는 얘기답게 바위로 집을 둘러쌓았다. 금바우는 전해 내려오는 얘기로는 금이 나온

바위라고 그렇게 이름 지었다고 했다. 

 

이 동네에는 조선 소나무가 가득했다. 가을이면 송이향이 마을과 산마루를 흘러 내렸다.

동네 사람들과 조항예 님의 바깥 양반 권영식 님은 송이와 버섯과 산나물을 따러 산을 오르내렸다.

가득 딴 송이를 흐뭇하게 바라보던 조항예 님이 그랬다. “송이와 집에서 키우는 닭으로 장사해 보자.”

가족들이 모이면 닭백숙을 하면서 송이를 넣었더니 모두들 맛이 기가 막혀 하던 것을 생각해 보고 한 발상이다.

조항예 님이 금바우 가든의 조사장으로 바뀌고 권영식 님이 권사장으로 바뀌는 순간이었다. 10여 년 전이었다.

 

 

처음에는 손님들이 오면 집에서 놓아기르던 토종닭을 잡고 송이를 장만하였는데 일도 더디고

냄새도 나고 해 손님들이 맛은 좋다고 하면서도 냄새는 싫어했다. 그래서 경영의 분업화를 위해

양계장은 친척에게 맡기고 조 사장은 송이와 음식점만 관리하기로 했다. 

 

금바우 가든의 대표 메뉴는 ‘토종닭송이버섯백숙’이다. 가을에 권영식 사장이 채취한 송이 버섯을

다듬어 급속 냉동시켜 냉동실에 가득 보관한다. 그 양이 수 백 킬로그램 정도 될 것이라고 한다.

사진 촬영을 위해 송이버섯을 보여 달라고 하니 수줍은 새색시 속살 마냥 뽀얀 송이를 접시에 담아 내온다.

 허걱 초봄에 송이를 보다니 눈이 호사하고 입이 호강한다. 

 

토종닭은 친척이 키우는 농장에서 매일 아침 공급해 준다. 이제는 손님만 오면 되는데 음식점

이름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을 알지만 시골 사람들이 홍보 개념은 없을 테고 하여 무작정 기다렸다.  

마가목주

 

정확한 것이 사람 입맛이고 좋은 것이 입소문이고 인터넷이라고 한 두 손님이 맛을 보더니

인터넷에 올리고 입소문도 내 주었다. 그래서 네비게이션 없으면 찾기 어려운 이 음식점 고객의

70%가 외지의 예약 손님이라고 한다. 송이 백숙의 맛도 그렇지만 밑반찬의 맛도 잊기 어려운 유혹이다.

옛 방식으로 조리한 콩 등은 나이 지긋한 손님들이 못 잊어하는 맛이라 밑반찬을 따로 마련해 달라는

고객이 있을 정도다.

 

‘토종닭송이버섯백숙’의 특징이 무엇이냐고 하면 맛을 본 사람들은 단박 말을 할 것이다.

송이 향과 부드러운 닭의 육질이라고. 그리고 이 집에서 담근 ‘마가목 주’에 입맛을 다시는

고객들도 제법 된다. 마가목 주는 민간에서 만병통치요법에 사용하는 것이라고 하는데

보통 해수, 천식에 사용하고 위염과 위통에도 좋다고 한다. 닭고기를 먹고나면 찰밥으로

죽을 쒀 주는데 이것 또한 별미다.  

 

금바우 가든은 년중 무휴에 ‘토종닭송이버섯백숙’의 가격이 43,000원이다. 찾아 가기가 다소 어렵다.

네비게이션에 금바우 가든의 주소를 입력하지 말고 속리산 수정초등학교

(충북 보은군 속리산면 사내리 181번지)를 입력하면 찾기 쉽다. 수정초등학교 정문에서

진행방향으로 30미터만 더 올라가면 된다.

 

금바우 가든 : 충북 보은군 속리산면 사내리 3구 전화 043-543-509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