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탐구

"기쁩니까?" "저도 기쁩니다."

맛깔 2012. 12. 30. 10:37

 

소프라노 임지은

그이는 간절히 기도했습니다. “저는 시골로 갑니다. 그곳에서 문화적 혜택을 누리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문화적 감동을 줄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좋은 기회를 주십시오.” 돈만 많다면 이런 기도를 할 필요가

없겠지요. 그래서 그이의 간절함은 절실했습니다.

  

 

그는 원래부터 일상생활에서 이웃을 섬기기 위한 활동을 많이 했습니다. 1998년 IMF시절, 사람들의

세상살이가 고달플 때 모르는 사람을 위해 신장 하나를 기증했습니다. 말을 안 해서 모르겠지만 처음에는

배우자와 자녀들이 반대를 하지 않았겠습니까? 아니 저 같으면 반대했을 것이라는 말이지요. 적어도 고뇌로

잠 못 드는 밤이 많았을 겁니다. 그런데 그의 둘째 아들도 10년 후 골수를 기증하였으니 몸과 마음을 바쳐

이웃을 사랑하는 가족입니다. 

 

 

그이는 초등학교 친구들이 만든 카페에 시골 중소도시의 사연을 전하고 문화적 혜택을 줄 수 있는지

물어보았습니다. 마침 그 카페는 음악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그들은 친구가 몇 해 전

신장을 기증한 사연도 알게 되었습니다. “친구는 몸을 바쳐서 이웃을 돕는데 우리는 음악 봉사라도 하자.”며

친구들이 십시일반 힘을 보탰습니다.

  

베이스 겸 진행자 유정현

 

그 해 봄 카페친구들은 고향 원주에서 공연한 세종목관5인조를 데려왔습니다. 전국에서 버스 두 대에

80여 명의 친구들을 싣고요. 성대한 음악의 밤이었습니다. 미래의 성악가들도 모이고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들도 모여 시골에서 듣는 목관 소리에 찬탄을 금치 못했습니다. 그 소리를 듣고 성악과에 간 젊은이도

있을 정도로 감명이 깊었습니다.

 

 

테너 유슬기

 

이러한 사연으로 서울대찬양선교단, 에벤에셀합창단이 공연을 했고 지난 27일에는 극동방송 FM에서

 ‘내 영혼의 클래식’을 진행하는 유정현 님이 소프라노 임지은, 테너 유슬기, 바리톤 허종훈,

피아니스트 조영희 님 등, 하나같이 쟁쟁한 음악인과 함께 와서 공연하고 갔습니다. 허종훈 님은 스페인 플라시도

도밍고센터 소속 가수로 스페인에서 일시 귀국해 바쁜 가운데도 이 자리에 참가해 재능을 기부해 주었습니다.

그는 1월 초 생방송으로 열린 KBS 열린 음악회에 참가하기 위해 연습하느라 시간이 모자라는데도 말입니다.

 

바리톤 허종훈 

 

극동방송 FM 방송 진행자로 드림라이프 대표이기도 한 유정현 님과 그와의 인연도 참 묘합니다.

유 대표가 학생 시절, 순회전도단의 일원으로 상주에 들렀을 때 그이는 유정현 님에게 후에 유명하게 되면

노래 재능을 기부해 달라고 부탁했습니다. 그이의 간절함에 유 대표는 재능 기부가 아니라 사람들을

행복하게 해 주기 위해 두 번 더 왔다고 합니다. 그리고는 바쁜 사람이라 페이스북으로 계속 연락하였고

이번에 또 와 '내 영혼의 클래식 콘서트'를 공연하게 되었습니다. 유 대표는 재능있고 자부심 있는 사람이지만

그이의 간절함에 마음이 움직였다고 하였습니다.

  

피아니스트 조영희

 

유정현의 클래식 공연을 듣고 감동한 청중 한 사람이 그이에게 말했습니다. “시골에서 이런 공연을

들을 줄 꿈에도 생각 못했습니다. 참 기쁩니다.” “기쁩니까? 기뻐하시니 저도 기쁩니다.”

그이의 대답이었습니다. 제가 좋아서 기쁜 것보다 다른 사람이 기뻐해 더 기쁜 사람입니다.

 

 

상주성결교회 방정용 사모의 얘기입니다. 저는 불자인데도 방정용 사모의 얘기에 감동받아 세 번이나

참가했습니다. 물론 음악도 좋아합니다. 저 뿐 아니라 연주를 하는 사람들과 연주회에 참가하는

사람들의 종교는 다양합니다. 무신론자도 포함해서요. 올 해에는 그분처럼 남을 위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또한 다른 종교를 이해하는 폭이 넓어지기를 바랍니다.

 

조양남 방정용 목사 부부

 

이제 그는 금난새의 ‘해설이 있는 음악회’를 상주로 초청하려고 기도하고 있습니다. 그이가 이 멋진 공연팀을

초청하는데 드는 비용은 저녁 밥 함께 먹는 것과 차 기름 값 정도입니다. 이 비용으로 금난새 님을 초청하고

다른 음악 공연팀을 초청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정성이 지극하면 하늘도 감동한다.’고 했으니

옛 어른들의 슬기로운 말씀을 믿어 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