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탐구

역사 문화에 감동을 주는, 이준용 문화해설사

맛깔 2013. 5. 13. 09:30

 

조상이 남긴 유물 덕에 관광산업으로 먹고 사는 이탈리아는 연간 수 천 만 명의 관광객이 찾아 든다. 여유 있는 관광객들은

이탈리아 문화해설사로부터 유적에 대한 상세한 설명을 듣고 흡족한 마음으로 돌아간다. 비싼 문화해설사 비용을 치르고.

 

 

이준용 선생은 안동시 명품 문화관광해설사다. 농협 퇴직 후 문화관광해설사 일을 시작한지 만 22개월 만에 얻은 명성이다.

경상북도 400여 명의 문화관광해설사 중 공인받은 명인 6인 중의 한 사람 이어서 무척 애정이 가는 호칭이다.

 

 

2011년 문화관광부에서 전국 3천여 문화관광해설사를 대상으로 명인을 선발하는 제도를 도입했다. 열정있는 김관용 경북도지사는

 문화관광해설사를 전문적인 지식을 갖춘 특수집단으로 만들기 위해 명인을 뽑기로 했다. 5분짜리 스토리텔링을 발표해 선발하는 것.

이준용 선생은 그해 가을 명인으로 선정된 다섯 사람과 함께 중국 연수를 다녀왔다.

 

 

저절로 얻는 것은 없다. 이준용 명인 문화관광해설사는 안동 단위 농협에서 고위직을 오래 지낸 탓으로 업무 처리가 무척 꼼꼼하다.

철저히 준비하고 신중하게 행동한다. 문화관광해설사는 공부가 기본. 역사와 관련된 공부를 하며 외우고 또 외웠다.

 

관광객들 앞에서 해설하는 것을 연습하며 비디오로 찍고 거울을 보면서 했다. 의식하면 어색하여 관광객들에게 실제로 해설하면서

녹음한 테이프를 듣고 고치고 보완할 점을 찾았다. ‘, 와 같은 단어를 자주 썼다. 노력하면 고치지 못할 일이 무엇이겠는가?

어색한 표현은 사라졌다.

 

 

전라도 가사문학관과 경복궁의 모모 해설사가 명품 문화관광해설사라는 소문이 해설사들 사이에 퍼졌다. 당연히 찾아 가 한 수 배워야지.

이준용 선생은 공부에 도움이 된다면 어디든 찾아가는 열성과 잘하는 사람에게 한 수 배운다는 마음을 지녔다. 공자님의 세 사람이 가면

 반드시 내 스승이 있다는 마음이니 일신우일신하여 일취월장 하지 않으리.

 

 

때로 이준용 선생의 박학다식함에 놀란다. 이 선생으로부터 안동에 관한 거의 모든 물음에 답을 얻을 수 있어서다. 배움을 좋아하고

이왕 하는 일, 남에게 좋은 이미지를 얻고자 하는 마음이 없으면 도달하지 못할 경지다. 안동 알림이 이준용 선생은 안동의 유교, 불교,

민속신앙을 공부하고 전국 사액서원 47개도 이 선생의 관심 분야다. 게뿐인가? 전국 50%를 차지하는 안동 종택 불천위 51분의

면면도 손바닥 들여다보듯 해야 하니 쉬운 일은 아니라고 한다.

 

 

골치 아픈 일이라면 안 하셔야죠.”라니 이준용 선생이 빙긋 웃는다. “힘들죠. ‘신의 목소리라는 소프라노 조수미도 한 곡을 무대에

올리기 위해 3천 번을 부른다.’고 합니다. 재능을 타고 난 사람도 그렇게 하는데 보통 사람은 그 보다 더 노력해야 되겠지요.

그러면 얻지 못할 게 있겠어요?” 이 선생은 노력이 천재를 이긴다는 격언을 가슴에 새기고 산다.

 

 

종가 집 사람 몇이 모여 시집 온 할머니 얘기와 관직에 나가 봉사하는 조상 얘기를 어제 본 것처럼 생생하게 말해 알고 보니

3~4 백 년 전의 역사에요.” 몇 백 년 이야기를 기억하는 사람은 긴 안목이 있어 일비일희 하는 일이 없을 터.

안동 사람들의 폭과 여유에 이준용 선생이 그만 반한 것이다. 좋아하는 일 하는데 누가 말릴 것인가?

 

 

이 준용 선생은 바람직한 문화관광해설은 문화재 방문에 가치를 부여하고 관광객에게 감동을 주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문화재 자료는 인터넷에 널려 있어 문화관광해설사보다 문화재 정보를 더 많이 아는 사람이 있을 수 있어 자료 전달만으로는

문화관광해설사의 생명이 짧다는 것이다. ‘왜 문화재를 찾아야 하고 이의 의미가 어떤 것인가를 알려 주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이다.

어렵지도 쉽지도 않게 설명해야 사람들이 잘 받아들인다는 게 그가 얻은 경험이다. 과유불급이 문화해설사의 생명에 살아 있다.

 

버스에서 문화해설을 듣던 관광객이 다른 지역으로 가기 위해 이 선생을 안동 외곽에 내려주는 경우가 있다. 아니 그렇게 해도 괜찮겠냐며

 사전에 문의해 오면 이 선생은 흔쾌히 허락한다. 프로는 어떤 경우에도 최상의 이미지를 보여 줘야 된다는 신념에서다,

 “‘내 공부 목적이 우리 역사 제대로 배워 사람들에게 알려 주는 것인데 나를 찾는 사람에게 내 편하자고 거절하면 공부 헛한 거지

 마음가짐부터 다른 명인이 감동을 준다.

이준용 명인 문화관광해설사가 감동을 받을 때가 있다. 그의 문화 관광 해설을 들은 관광객이 돌아가 이 명인에게 좋은 해설을 받았다고

연락을 해 올 때다. 덕담 들었다고 좋은 것이 아니고 역사에 관심을 가지게 된 사람이 한 사람 더 늘었다고 믿어서다.

앞으로 이준용 문화관광해설사를 강단에서 볼 수 있을 지도 모른다. 문화관광해설사를 양성하고 싶은 그의 바람이 이루어진다면 말이다.

 인생 이모작을 알차게 꾸려가는 이준용 문화관광해설사는 명품 인생을 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