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난 것 맛난 집

[경북 상주] 한 입에 쏙, 종갓집 큰 손 여사장의 노다지 쌈밥,

맛깔 2013. 5. 31. 09:48

식당 이름 : 노다지 쌈밥  

 

  

‘곳간에서 인심난다.’ 곳간지기의 마음 씀에 따라 인심을 얻는다는 말일 터. 곳간이 넘쳐나도 풀지

않으면 원한을 싼다. 

 

맛집 탐방하는데 왠 곳간 얘기? 노다지 쌈밥 집의 곳간 보따리부터 풀어 놓으려니 인심 타령이다.

처음 간 노다지 쌈밥 식당에서 식당 가족들과 밥 먹은 희귀한 경험이다. 점심에 손님을 모시고

계산하려니 가방에도 주머니에도 지갑이 없다. 사정을 얘기하고 퇴근 무렵 갔더니 노다지 쌈밥 가족들이

늦은 저녁밥을 먹으며 숟가락 하나 더 얹으면 되니 함께 밥을 먹자고 한다. 여장부 같은 여사장님의

요리 경력을 들으면 재미겠다. “소주 값은 내겠소.”

 

 

쌈밥이 입에 맞다. 낮에도 쌈밥 먹고 밤에도 쌈에 젓갈과 강된장을 얹었는데 질리지 않는다.

저녁 공짜라서 평이 후한 것 아니다. 

 

여사장은 종갓집 자손이다. 종손들은 제사를 받들고 손님을 맞이하는 ‘봉제사 접빈객’의 전통이 몸에

밴 사람이라 손이 커야 된다. ‘누구네 종손은 짜다.’는 소문이 돌면 사람이 찾지 않는다. 종갓집에는

손이 들끓어야 하고 손들이 사람 사는 인심을 전해 주고 (요즘 말로 정보다.) 종갓집의 인심을 전국에 퍼뜨린다.

정보 수집과 평판이 식객을 통해 들고 난다. 

 

 

종갓집 며느리답게 손이 컸던 여사장의 어머니는 요리솜씨가 좋았다. 사흘 도리로 제사를 지낼 때도

있었으니 자주 하다 음식 솜씨가 늘었겠지. 폐백음식, 제사음식은 물론이고 선지국, 설렁탕을 잘 하셨고

동태 갱시기(경상도 사투리로 야채와 밥, 국수 등을 넣고 끓인 것), 된장 김치는 얘기하는 지금도

입맛을 다실 정도다.

 

  

함께 살던 미혼의 삼촌, 고모와 다 같이 둘러 앉아 만두를 빚는 모습이 눈에 선하다고 한다.

그 만두 맛내는 것이 왜 그렇게 어려운지 지금껏 그렇게 맛있는 만두 맛은 못 봤다.

 추억이 아름다운 점도 더해 졌을 것이다.  

 

 

여사장은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부침개를 부쳤는데 이웃집 아주머니들이 그러셨다.

 “쟤는 부침개만 구워도 먹고 살겠다.” 이웃의 덕담이 여사장을 음식업계로 이끌었을 게다. 

 

 

상호, 노다지도 종갓집 자손답게 원하는 양만큼 드린다는 마음이 담겨 있다. 김치, 고추장, 된장,

청국장은 국산으로 직접 담근다. 고춧가루 50 근 정도로 년 2~3회 담그는 고추장에 감칠맛이 살아있다.

주 요리로 나오는 돼지 주물럭, 오징어, 쭈구미 구이는 오전 오후로 달리 나온다. 가자미, 꽁치,

고등어, 조기 등도 교대로 등판하고. 젓갈은 멸치, 갈치 두 종류는 상마다 나오고 창란젓, 조개젓,

오징어젓 또한 돌아가면서 출연한다. 물품 구입에 신경을 쓰는데 특히 젓갈은 단골로부터 구수한

곰소 젓갈을 사 쓴다. 

 

 

쌈장 대박이다. 메주콩에 땅콩, 호박씨, 잣, 아몬드, 호두, 은행 등이 들어갔다. 

이런 것 처음 먹어 본다.

 

 

음식을 소량 내니 처음 온 손님들은 양이 작다고 불평하지만 아는 사람들은 재활용하지 않다고 좋아한다.

양은 무한리필이니 걱정 안 해도 된다. 식혜도 흑설탕으로 직접 담아 다소 검다. 한때 한정식을

하면서 이름을 날린 맛이 살아있다. 쌈밥 외 고등어구이, 갈치조림, 대구탕 등도 있으니 메뉴판을 참조하시도록.

음식은 2인 이상이 주문해야 된다.

 

   

음식을 직접 하니 몸이 고달프지만 보람도 있다고 한다. 맛있다고 반찬을 싹 비울 때, 먹고 바로 예약할 때,

 “이 집이 뭐 그렇게 유명하다고 이곳까지 소문났냐?” 말하던 충청도 예산 손님이 친구들에게 좋은 것

 먹었다고 자랑할 때와 “자주 온다고 소홀히 해 주는 것 아닌가?“ 라는 손님 얘기를 하면서 여사장의

입가에 흐뭇한 미소가 번진다.  

 

 

뚝배기도 좋고 장맛도 좋은 노다지 쌈밥의 서빙 담당 매니저 김민희는 딸인데 성격이 좋아 처음 가도

십 년 지기 같다. 이름을 얘기하지 않고 여사장이라고 한 것은 전국의 팬들이 이름 듣고 가슴 설렐까 봐서다.

 

 

 

 

 

 

 

 노다지쌈밥 : 054-536-1034   경북 상주시 남성동 115-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