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난 것 맛난 집

[부산 맛집] 갯내음을 맡으며 먹는 대통쌈밥이 일품인 '대사랑'

맛깔 2013. 7. 29. 10:09

 

 

영도의 옛 이름은 절영도다. 육지와 끊겨 ‘끊어질’ ‘절’을 붙였는데 요즘은 다리로 연결돼 ‘절’이

빠지고 영도라고 부른다. 옛 절영도는 고려시대 말을 방목하던 곳이다.

 

 

이제는 인터넷 때문에 태종대, 목장원 등 영도의 명소들이 많이 알려졌지만 한 30여 년 전만 해도 외지

사람들은 이곳의 아름다움을 거의 몰랐다. 서울 사람들이 해운대와 광안리를 얘기하면서도 태종대의

절경은 잘 모를 때였다.

 

 

당시에는 태종대 해안도로를 걸어 다녔는데 연인들의 데이트 장소로는 그저 그만이었다.

튼튼한 다리가 필수였지만 한 두 시간 바다를 바라보며 그이와 걷는 즐거움은 어디다 비기랴?

때로는 손잡는 짜릿함도 있었을 성 싶다. 이제는 떠나 간 내 젊은 날이여.

 

 

‘대사랑’이라면 무엇이 떠오르는가? 처음 들으면 그 의미가 머리에 확 들어오지 않는데 대나무 사랑이라고 한다.

내가 무뎌서 그럴 수 있다고? 사실 맹한 구석이 좀 있으니 이해 바란다. 

 

 

대사랑의 옛 이름은 ‘성림갈비’다. IMF후 요리 잘한다는 얘기를 듣던 대사랑 사장의 어머니가 식당을

해 보자고 팔을 걷어 붙였다. 한동안 성림갈비로 이름을 날려 아직도 성림갈비로 기억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한다.  

 

 

건강과 힐링이 시대의 화두로 대두하자 성림갈비 사장은 대나무가 몸에 좋다고 대통밥을 내 놓고

대사랑으로 상호를 변경했다. 보쌈과 함께 나오는 대통밥은 워낙 유명한 음식이니 인기가 좋다.

음식이 깔끔하다. 음식 잘하는 식당은 반찬부터 다르다.

 

 

대사랑은 장소도 넓고 주변의 경치가 좋아 가족 단위 손님이 많다. 선전한 적도 없는데 인터넷으로

알고 왔다는 서울과 외지 손님들도 제법 된다니 인터넷 만능시대다. 대사랑 건물이 백악관을 연상시킬

정도로 멋있다. 길가에 늘어 선 벚꽃나무는 봄이면 운치를 더해 준다지만 녹음이 짙푸른 지금도 보기 좋다.

시시때때로 변하는 영도 고갈산의 구름이 어설픈 시인을 만든다.

 

 

사자왕님, 블로거 키키선화골드 부부와 식사를 마치고 10분 거리의 파도 철썩이는 바닷가로 갔다.

무심한 낚시대 두 대가 사이좋게 있는데 파도는 저 멀리서부터 달려와 갯바위에게 “내 마음을 알아 달라”고 호소한다.  

 

 

 

청마 유치환의 시심이 이 파도를 보고 움직였다.

 

파도야 어쩌란 말이냐

파도야 어쩌란 말이냐

임은 물같이 까딱 않는데

파도야 어쩌란 말이냐

날 어쩌란 말이냐 (그리움 - 청마 유치환)

 

 

 

내 그리움의 근원은 어디에 있기에 파도를 정신없이 바라보는가? 마음의 설렘은 봄뿐 아니라

파도로부터도 생기는가.

 

 

사자왕 님이 작가 정신을 발휘해 사진 한 장을 남겼다. (모델 : 맛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