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농부

곶감깎는 아일랜드 아가씨, 카트리나

맛깔 2015. 11. 13. 11:27

곶감 깎는 아일랜드 아가씨, 카트리나

상주시 영어타운의 원어민 선생이 갈방산 곶감 농원과 상주시 의회를 방문

 

카트리나

 

 

요즘 상주 농부는 무지 바쁩니다. 새벽부터 또 다른 새벽까지 일을 하는 농부들도 많습니다. 가을걷이가 끝난

농부들은 한숨을 돌리지만 곶감 농부는 이제부터 농번기가 새로 시작됩니다.

농촌이 바쁘다는 표현은 가을에는 부지깽이도 덤벙댄다.’고 합니다. 농부가 지나가다 부지깽이가

보이면 이 사람아 말 못한다고 부엌에만 있지 말고 나를 좀 도와다오.”라는 말이 입 밖으로 나올 정도여서 그렇다고 합니다.

우렁각시가 나와도 이때만큼은 상주 농부의 아내들은 질투는 커녕 일손을 거들어 줘 고맙다고 할 것입니다. 

알렉스

상주 곶감 농부들은 1015일부터 1110일 사이에 감을 따고 깎습니다. , 서리가 내리기전까지입니다.

서리를 맞으면 감은 홍시가 될 채비를 하고 물러진 감은 깎기가 힘들어 대개 서리 맞기 전에 감을 땁니다.

그리고 약 2달 정도 말리면 호랑이도 무서워하는 곶감이 됩니다.

로버트

 

갈방산농원의 장창수 회장도 눈코 뜰 새 없이 바쁩니다. 장 회장은 2011년 상주시농정대상을 받았고

여러 단체에서 회장을 역임하였으며 지금도 몇 개 모임에서 회장직을 맡고 있기에 회장이라고 부릅니다.

농정대상은 그 해 농업관련 상을 받은 사람들 중에서 최고의 농부라는 뜻입니다. 농사도 잘 짓고 여러 사람들의

모범이 된다는 말이지요.

 

장창수 회장과 원어민 선생

 

곶감 맛있는 것을 모르는 사람이 없지요. 곶감과 호랑이의 전설도 있는 것을 보면 옛날부터 곶감 싫어하는

사람들이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겁니다. 그런데 외국 사람들도 곶감을 좋아할까요?

그래서 상주시 영어 센터의 원어민 선생을 찾아가 손짓 발짓으로 말했습니다. “곶감 농장을 방문해 감도

깎고 곶감 말리는 것을 구경하는 것은 어때?” “오케이아마 원어민 선생은 이렇게 알아들었을 지도 모릅니다.

 “곶감 농장에 가서 감 깎는 체험을 하고 곶감도 실컷 먹자.”

 

 

이리하여 남아공의 알렉스, 영국의 로버트, 아일랜드의 카트리나 선생과 함께 갈방산농원으로 갔습니다.

가는 도중에 물어보니 그들 나라에는 감이 없다고 합니다. 곶감 맛은 어땠냐고 하니 처음에는 젤리처럼

치아에 껴 불편했는데 자꾸 먹어보니 맛이 좋다.”고 하더군요. 그러면 곶감도 수출 상품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장 회장이 반갑게 맞이해 주시더군요. 곶감 건조장이 두 동 있는데 한 동에 25만개 씩

 50만개를 건조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재빨리 머리를 굴렸지만 계산대로만 된다면 무슨 걱정이겠습니까?

벌써 부자 됐지요.

 

 

원어민 선생들은 감탄했습니다. 그들 나라에서도 이런 광경을 못 봤지만 한국에 온지 3년 됐는데도 곶감 농장을

가보기는커녕 농촌 구경도 제대로 못했다고 합니다. 이럼 무심한 상주 사람들 같으니라고. 열심히 곶감 농장을

설명하다가 감 깎기 체험을 해보자고 하니 입이 함지박 만하게 벌어집니다.

 

 

감 깎기, 그거 쉬운 일 아닙니다. 물론 기계로 깎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기계를 다루는 약간의 기술이 있어야

깎을 수 있지요. 어느 정도 숙련도가 필요하다는 말입니다. 꼭지를 따고 껍질을 깎는 것이 기계로 하는 일입니다.

누구라고 얘기는 안 하겠지만 기계를 다루는데 조금 서툰 사람이 있었지만 제법 능숙하게 하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하여튼 곶감 깎는 아일랜드 아가씨, 카트리나는 예뻤습니다. 아마 곶감 아가씨 모델로 나서도 될 것 같더군요.

게다가 곶감을 얼마나 좋아하는지. 이쁜 카트리나가 곶감 먹는 모습은 사진으로 출품해도 될 것 같았는데

아뿔사, 그만 사진을 못 찍었습니다. 햇 곶감이 나오면 예쁜 사진을 올리겠습니다.

 

 

곶감 깎고 건조대에 곶감을 걸었습니다. 폼과 열정으로 하는 모양새가 장인의 모습을 연상시키더군요.

일은 열정으로 하는 것이지 경륜으로 하는 것이 아닌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대충 대충 하면 일의 본새가 안 납니다.

 

 

카트리나에게 곶감 맛이 어떠냐고 물어보았더니 엄지손가락을 쳐들며 “Very good"이라고 합니다.

상주 말로 감또개라고 하는데요 곶감 하기에는 모양새가 좋지 않은 것을 여러 조각 내 말린 것을 곶감처럼 말린 것입니다.

자연으로 말리면 약간 쓴 맛이 돌아 건조기계에서 말린 것을 내 놓았더니 원어민 선생들이 아주 맛있게 먹었습니다.

좋아하는 한국 음식이 무엇인지 물어보니 또렷한 발음으로 삼겹살, 된장찌개, 목살, 갈비등이라고 합니다.

젓가락질도 잘하니 한국에서 영원히 살라고 해도 좋다고 하지 않을까요?

 

 

 

 

장 회장이 주신 곶감 선물을 받고 흐뭇한 표정을 짓는 원어민 선생에게 서툰 말과 표정으로 곶감과

호랑이 전설을 얘기도 해 주었는데 바로 알아들었는지 모를 일입니다.

 

 

며칠 후 세 사람은 상주시의회를 방문해 남영숙 상주시의회 의장과 변해광 부의장으로부터 상주시의회의

역할에 대한 설명을 듣고 상주시의회 본회의장 등을 구경했습니다. 이제는 곶감을 아주 좋아하게 된 원어민

선생이 상주 문화와 곶감 홍보대사가 된다면 멋있을 것 같지 않나요?

 

왼쪽부터 변해광 상주시의회 부의장, 남영숙 의장, 카트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