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난 것 맛난 집

차요테 나물

맛깔 2021. 10. 13. 15:06

차요테 나물(1)

 

할머니는 기골이 장대한 분이셨다. 또래 할머니들보다 머리 하나는 더 컸다. 할머니 동생이었던 할아버지도 통뼈일 정도로 뼈가 굵었다. 어려서 통뼈인지 몰랐지만 나이 들어가면서 할머니 뼈가 통뼈 같이 보였다. 할머니가 조선 시대에 태어났으면 여자 장사로 왕비 호위 무사가 돼 역적으로부터 왕비를 구해 우리는 공신 집안의 뼈대 있는 자손이 되었을 것이다. 반대로 말하려는 분들을 위해서 한 마디. “남의 말을 좋게 합시다

뼈대 있는 할머니가 좋아하셨던 음식은 비빔밥이었다. 큰 양푼에 무채, 시금치, 콩나물 등 여러 가지 야채와 집 고추장을 넣고 비비면 어린 나이에도 침이 삼켜졌다. 야채와 나물은 상주 갱시기처럼 부엌에 남아 있는 것들을 넣었다. 아마 된장국도 넣지 않았을까? 비빔 재료에는 내용이 없었지만 형식에는 규정이 있었다. 밥도 듬뿍, 야채도 듬뿍, 고추장도 듬뿍.

 

할머니 비빔밥에는 무슨 비법이 있는지 맛이 좋았다. 당시에는 고기가 년 중 행사로 먹는 귀한 음식이었지만 나는 그나마도 고기를 먹지 않았다. 설렁탕과 곰탕을 집에서 끓여서 주면 이상한 냄새가 난다고 싫어했다. 계란도 먹지 않았다. 지금도 어머니가 너는 계란도 먹지 않던 아이라고 하셨다. 그 어려운 시절, 그 귀한 음식도 먹지 않았다고 타박하시는 거다.

 

회사 생활에서 가장 이상하던 것이 회식을 하면 꼭 고깃집에 가서 고기를 실컷 먹고 나중에 밥을 먹든지 국수를 먹든지 하는 것이었다. 고기를 싫어하는 나에게는 고역이었다. 아니구나. 술을 좋아하니 고기는 그야말로 안주로는 맛있게 먹었다.

 

나는 지금도 고기를 많이 먹지 않았던 또래들처럼 어린 시절의 음식이 입에 더 당긴다. 어머니표 된장국, 고추장, 여러 가지 무침, 아내는 왜 이런 음식을 해주지 않을까?

 

상주 후배가 차요테 농사를 지어 매장에 내 놓았다. 상주생각과 디시마트에서 구입할 수 있는 차요테는 멕시코 원산의 여러 해 살이(다년생) 박과 식물이다. 주로 열매를 섭취하지만 잎과 줄기. 뿌리와 씨앗도 먹을 수 있다고 한다. 열매채소라고 하면 토마토가 열매채소가 아닌가?

 

어릴 때 자주 먹었던 박은 요새 드문 음식이다. 박고지를 먹었던 기억이 나서 전통시장을 지나다 박을 보면 사고 싶지만 음식 할 사람이 없다. 그저 바쁘다고 시켜먹는 일이 능사인 사람과 함께 살아서.

 

차요테도 박처럼 다양한 요리로 이용할 수 있다고 하니 우선 차요테 나물 하나로 솜씨를 부려보자.

(요리는 나중에)

 

조리법

1. 차요테 껍질을 벗긴다.

2. 채를 썬다.

3.

 

디시마트 ; 054-535-6787

상주생각 : 054-531-1675

#차요테

#스타농부_이원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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