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탐구

쌍용차를 타지 말라는 쌍용차 20년 애용자, 박종복 사장

맛깔 2014. 3. 4. 16:21

경험하지 않은 자 말하지 말라!

쌍용차를 타지 말라는 쌍용차 20년 애용자, 박종복 사장

 

쌍용차를 한 번도 안 타 봤다고요? 그러면 이 차 타지 마이소. 타면 큰일 납니다. , 취재 때문에 타야 된다고요?

그러면 할 수 없지만 나중에 뒷일은 책임 못 집니데이.”

 

 

30년 골재사업을 해온 박종복 사장이 렉스턴 RX7을 시동 걸면서 웃음 섞인 목소리로 말한다. 이상하다.

본인은 쌍용차를 20여 년 동안 애지중지했다면서 남보고는 타지 말라니. 사연이 있겠지.

제가 코란도로 시작해 지금의 렉스턴까지 쌍용차와 인연을 맺은 지 어언 20여 년 됐네요. 처음에 왜 코란도를 선택했냐구요?

선박 기술자로 외국으로 떠돌고 국내에서는 현장에서만 일하다 보니 세상 물정을 몰랐지요. 차는 타고 다니면 되는 줄 알았어요.

차를 사려고 하니 매형이 그러대요. 이왕 차 타려면 코란도 사라. 후회는 안 할거다. 쌍용차를 타고 다니는 경험자가 그러니 솔깃했습니다.”

 

 

골재사업은 강바닥에서 모래와 자갈을 채취하는 업이어서 작업 환경이 다소 거친 편이다. 영화에서 백사장을 달리는

차량의 스릴있는 장면을 많이 보았을 거다. 거의 다 바닷가의 백사장이다. 강변 모래사장과 바닷가 백사장은 강도가 다르다.

 바닷가 모래는 소금기가 있어 바닥이 잘 다져진 반면에 강변 모래는 소금기가 없어 퍼석해 무거운 차량이 지나가면 푹 빠진다.

차를 처음 산 초창기에 착한 일을 많이 했고 장난도 많이 쳤지요. 하하착한 일과 장난을 치는 차주라니? 궁금증이 인다.

 

 

작업을 하다보면 강 모래밭에 차들이 많이 빠져요. 승용차는 말할 것도 없고 사륜구동 차량도 모래밭에서 꼼짝달싹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죠. 그러면 제가 차량을 가지고 가 견인을 해 줍니다. 코란도와 렉스턴이 힘이 좋아서인지 잘 끌어 내 주더군요.

어깨가 으쓱해지죠. 저요? 저도 빠진 적이 있죠. 모래밭이 아니라 물이 세차게 흐르는 강바닥에 빠졌죠.

남들이 고소해 하는 것 같더군요. 샘이 나겠죠? 한 번도 빠진 적 없어 자랑하던 사람이 그랬으니 오죽했겠어요?

제 차를 강바닥에서 꺼낼 차가 없어 큰 트랙터가 와 건져 주었습니다. . 건져 주었다는 표현이 맞을 법 하네요.

 트랙터 기사가 그러더군요. 이 강물에도 안 빠지면 그것은 차가 아니라 배라고 하대요. 하하.

 

 

호기심 강한 박 사장이 차를 몰고 강 깊숙이 들어가다 빠졌으니 차를 수중양륙차량으로 착각했다고 믿을 수도 있겠다.

1989년 코란도를 구입해 4년 정도 타다가 한 일 년 정도 타사 승용차를 이용했는데 도저히 더 탈 수가 없었다. 이거다라고

말 할 수는 없었지만 무척 불편했다고 한다. 믿음직한 남편과 살다가 돌봐 줘야 할 아기와 함께 있는 느낌이랄까?

하여튼 약한 친구와 함께 사는 그런 기분이었다.

 

1994년부터 무쏘 애용자가 돼 한 5년 정도 무쏘와 한 가족처럼 지냈는데 그 차가 아주 든든한 백임을 새삼 깨달았다.

쌍용차의 진가를 몸으로 체득할 수 있는 계기였다. 다만 불편한 것은 출발이 조금 늦어 시동을 켜고 달릴 때 스타트만

빠르면 얼마나 좋을까 라고 생각했단다. 렉스턴이 나온 1999년에 상주에서 대 여섯 번째로 구입했는데

그 차를 몰 때의 설렘을 잊지 못한다고. 튼튼하기는 든든한 장남같고 날쌔기로는 젊은 날의 박 사장 같았다고.

게다가 힘도 좋았으니 삼박자가 딱 맞아 떨어졌다. 차가 좋아서인지 사업도 날로 번창해 장비만 해도 크고 좋은 것은

다 갖춰 인근에서 제법 알아주는 사업가가 됐다.

 

 

렉스턴만 세 대를 탔습니다. 보통 하루 200~300킬로미터를 운행해 일 년 누적 운행거리가 사오만 킬로미터가 됩니다.

20만 킬로미터를 타고 차를 바꾸니 보통 사오년에 새 차를 구입하는 셈이죠. 기종은 항상 렉스턴입니다. 노후화 돼

그런 것이 아니고 싫증이 나 차를 교환합니다. 10여 년 전에 사고가 크게 났습니다. 제가 실수로 추돌했는데 제 차는

범퍼를 제외하고 멀쩡했는데 상대방 차는 거의 폐차 직전이었습니다. 상대방도 다행히 크게 다치지는 않았지만

 제 차 튼튼한 것이 참 많이 미안할 정도였습니다.” 박 사장은 추돌사고를 계기로 쌍용차에 대한 신뢰가도 더욱 높아졌다고 한다.

 

 

오일 교환은 만 킬로미터, 미션 오일 교환은 20만 킬로미터까지는 안 한다고. 잔 고장도 거의 없고 다섯 사람이 타고

에어컨을 켜고 달려도 힘이 달리는 것을 못 느꼈다니 박 사장은 천생 쌍용차 매니아고 렉스턴 애차가가 될 수 밖에 없다.

쌍용차 장점을 얘기해달라면 한없는 시간이 필요할 터이다. 위에서 언급한 것 말고 중요한 것이 또 있단다.

타사 4륜구동 차량을 자랑하는 친구가 차를 빌려 줘 몰았더니 평길에 가벼운 느낌이 드는 것은 그런대로 넘어간다고

쳐도 코너링을 할 때는 영 안정감이 없어 아니올씨다.’라는 기분이었다. “렉스턴은 엔진이 좋아 스타트 뿐 아니라

 가속능력 또한 탁월하니 당분간 천하무적이 아니겠냐.”는 박 사장의 평이다.

눈이 온 진부령 고갯길을 렉스턴으로 내려 올 때의 쾌감은 운전해 보지 않는 운전자들은 경험할 수 없는 것이라고 또한 자랑한다.

 

 

“2010년 아내와 더불어 렉스턴으로 전국 일주를 했습니다. 차에 취사도구와 텐트를 싣고 상주를 출발, 설악산과

군생활을 했던 양구를 거쳐 강원도 고성에서 동해안을 따라 죽 내려와 기장, 부산, 충무, 거제, 남해로 가서 회를

많이도 먹었습니다. 그리고 광주, 군산, 임실, 천안을 돌아 상주로 오니 10일 동안 4천 킬로미터를 운행했더군요.

 믿음직한 차와 평생지기 아내가 아니었다면 떠나지 못했을 여행이었습니다.”

 

 

 

옛 사람들은 먼 길 떠날 때 튼튼한 다리와 든든한 노잣돈을 챙기라고 했는데 현대 나그네들은 튼튼한 차량과

믿음직한 아내를 동반한다.

왜 쌍용차를 타지 말라고 했는지 이제 알겠지요?” 아마 쌍용차를 경험하면 다른 차는 탈 수 없다는 말이겠지.

빙그레 미소짓는 모습이 속마음을 다 아는 듯한 표정이다. (쌍용자동차 웹진 2013. 11/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