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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원식당(1)

시의전서 음식점 중 국수만 전문으로 취급하는 혜원식당(1) 맛집에는 내력이 있다. 노포 맛집에는 비법의 손맛이 전해 내려왔겠고 연륜이 짧은 식당에서는 남 다른 노력으로 그 맛을 냈을 것이다. 시의전서 식당 7곳 중 유일하게 낭화(장국수)한 상과 깻국국수를 내는 헤원식당은 상주에서 오랫동안 콩국수로 유명한 집이다. 낭화(장국수)는 멸치육수에, 깻국국수는 멸치육수와 양지육수에 들깨가루를 넣었다. 낭화는 한자어로 요즘 사람들 귀에 낯설다. 서울·경기도 지역에서는 ‘팥 칼국수를 면발 모양이 물결치듯 하고 부드러우며 꽃이 핀 듯 하다.’고 물결 낭浪에 꽃 화花자를 써서 ‘낭화’라고 하기도 한다.(한국민속대백과사전). 혜원식당의 젊은 김준혁 사장이 주방에서 홍두깨로 밀어 만든 낭화(장국수)의 모양이 물결치는 꽃 바..

주왕산삼계탕(1)

아내 생일과 주왕산 삼계탕의 시의전서 닭구이 정식(1) 아내가 생일을 맞았다. 아내와 수 십 수 백 년을 살았지만 아내 생일을 단 한 번 잊을 뻔 했다가 구사일생으로 기억해 위기를 모면한 적 외는 아내 생일을 모두 기억했다. “어떻게 수 십 수 백 년을 살았냐?”고 의아해 하는 궁금이들에게. 끊임없는 아내와의 마찰로 위기를 맞을 때 마다 십 년 감수했고 백 년 해로에 지장을 모면하였으니 이를 모두 합하면 수 십 수 백 년이다. 무심했던 아내에게 이번에는 반드시 거창한 생일 선물을 마련해 칭찬받으리라는 각오로 한 달 전부터 폰에 날짜를 저장하고 며칠 전부터 알람이 울리도록 설정하였다. 며칠 전 아내 생일 저녁, 딸이 케이크 상자를 풀면서 말한다. “아빠 오늘 엄마 생신이야.” 아이구야. 마른하늘에 웬 천둥..

심환진 상주군수와 시의전서

누군지 모르겠지만 과학적 마인드를 지닌 재벌회장이 김치를 몸소 담그고 이를 기록으로 남겨 가족들에게 그대로 따라하게 했다는 얘기를 선친으로부터 들은 적이 있다. 그때만 해도 재벌에 대한 개념이 없었는데 단지 손가락 하나 까닥하지 않던 가부장만 보던 가족들에게는 충격이었다. 아마 제가 그랬지 싶다. “와 나이 든 아저씨도 직접 김장을 하다니 대단합니다.” “가족들이 얼마나 피곤하겠나? 음식마저 간섭한다면 자유가 있겠나?” 아마 나는 선친 몰래 입을 삐죽거렸을 성 싶다. ‘다른 집 아저씨는 집안일을 잘도 하는데...“ 축첩이 용인되던 조선시대에도 나름대로 가정 질서가 지켜지던 이유는 곳간 일은 부녀자 몫으로 바깥양반이 안 살림에 대해 간섭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서울사람 심환진이 문경군수, 성주군수를 거쳐..